- 휘발유 가격 오를 때 가파르게 오르고, 내릴 땐 서서히 내리기 때문
- 환경단체들 "미세먼지 줄이기 위해 경유 가격, 휘발유 가격과 동일하게 책정해야" 주장
휘발유 가격이 오를 땐 빠르게 오르고, 내릴 땐 더디게 내리는 통에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가 다시 10% 가량 벌어졌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전국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 당 1501.18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1363.67원으로 휘발유 가격 대비 90.8%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 대비 경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 90.1%로 90% 선을 돌파한 이후 지난 3월 넷째 주 92.7%까지 상승했다.
지난 2000년 휘발유 대비 경유 가격은 49.1%에 불과했지만 2005년 정부가 경유차 급증으로 배출가스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유 가격을 올리면서 휘발유 대비 경유 가격은 85% 수준으로 올랐다. 이후 2010년 87.9%, 2015년 86.0%, 지난해 88.0%로 80%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미국 정유사를 중심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 휘발유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경유 가격 비중이 90%대로 올라섰고, 지난 3∼4월에는 두 유종 간 가격 차가 7%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15%에서 7%로 축소하면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해 5월 둘째 주(91.6%) 휘발유 가격 대비 경유 가격은 91% 선으로 다시 떨어졌고, 이달엔 국제유가 하락으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 모두 내리는 가운데 두 유종 간 격차는 10% 가까이 벌어졌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다시 80%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차가 다시 커지는 이유는 휘발유 가격이 인상 시기에는 경유보다 더 급하게 오르고 내릴 때는 더 적게 내렸기 때문이다.
두 유종 가격 차가 7% 가까이 좁혔던 지난 3월 넷째 주부터 6월 넷째 주까지 휘발유 가격은 8.1% 오른 반면, 경유 가격은 6.0% 올랐다.
기름값이 하락세를 보인 지난달 마지막 주와 비교하면 휘발유 가격은 2.3% 떨어졌지만, 경유 가격은 2.5% 하락했다.
환경단체들은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선 경유 가격을 휘발유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광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명예연구위원은 최근 내놓은 '수송 부문 친환경 에너지 가격 체계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주요 발생 원인인 경유차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며 "휘발유 등 경쟁 연료에 대한 경유 상대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지난 23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 가격안내판에 휘발유 가격은 1468원, 경유 가격은 1328원으로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