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검찰 출신인 김진태 의원을 투입하는 등 전열 정비에 나섰다.
한국당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중 정갑윤 의원을 빼고 부장검사를 지낸 이력이 있는 김 의원으로 교체하는 사보임계를 국회에 제출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 내 대표적인 친박계이며, 대검 조직범죄과장,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춘천지검 원주지청장 등을 역임한 검사 출신이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청문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당의 요청으로 법사위에 선수교체해서 들어간다"며 "윤석열은 제가 잘 안다"고 전의를 보였다. 김 의원은 "(윤 후보자는)적폐수사 공로로 그 자리에 올랐지만, 본인 스스로 적폐의 장본인"이라며 "청문회 날이 기다려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당은 김 의원 외에도 의원직을 상실한 이완영 전 의원의 후임도 전 검사장 출신인 정점식 의원을 점찍어뒀다.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최전방에 나설 화력을 보강하겠다는 차원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 충원을 거부하고 있어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결원을 법조인 출신 의원으로 새로 보임하려고 했더니 뜬금없이 민주당이 반대하고 나섰다"면서 "집권여당의 몽니"라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반대가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 외에도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판단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검사 출신 의원이라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에 부담을 느껴 반대하는 것인가. 그 정도로 검찰총장 후보에 자신이 없는가"라면서 "단순히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의 힘을 빼겠다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다른 속내가 읽힌다. 소문이 무성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위한 기싸움의 전초전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예측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아직 지명도 받지 않은 조국 후보자를 보호하려고 야당의 상임위 위원 보임까지 딴지를 거는 거라면 웃픈(웃기고 슬픈) 일"이라며 "조 수석 환영 청문회를 위해 민의의 전당 국회에 레드카펫을 벌써부터 준비하는 민주당은 차라리 청와대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하라"고 비꼬았다.
원래 국회 상임위원은 여야의 의석비율에 따라 배분한다. 의원직 상실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교섭단체 합의를 거쳐 충원을 결정하는 게 관례다. 총 18명인 법사위원은 민주당 8명, 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민주펑화당) 1명이었으나, 이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한국당이 6명으로 줄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