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새 1억병 이상 팔린 '테라'
발포주시장 독주하는 '필라이트'
하이트 점유율 회복 가속화 전망
오비 '필굿'은 반응 미적지근
롯데는 적자 탈출 어려울 듯
발포주시장 독주하는 '필라이트'
하이트 점유율 회복 가속화 전망
오비 '필굿'은 반응 미적지근
롯데는 적자 탈출 어려울 듯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맥주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테라'를 앞세워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지키던 오비맥주를 맹추격하면서다. 오비맥주 또한 '필굿'을 출시하는 등 시장 방어에 나섰지만 하이트진로와 비교해 주춤한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사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매출 4년 만에 반등할까…'테슬라' 효과 톡톡=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 컨센서스(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한 1조964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연간 매출은 4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추산된다. 맥주 사업 부진으로 하이트진로는 해마다 매출이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의 연간 매출은 △2015년 1조9075억원 △2016년 1조8902억원 △2017년 1조8899억원 △지난해 1조8856억원으로 해마다 줄었다.
하지만 2017년 필라이트 출시에 이어 최근 내놓은 테라 인기에 오랜만에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 테라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출시 10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억139만병을 기록했다. 이는 초당 11.6병이 판매된 셈으로, 국내 맥주 신제품 초기 판매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이 독주하던 소맥(소주+맥주) 시장에서 '테슬라(테라+참이슬)'가 돌풍을 일으킨 영향이 컸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 소맥 시장은 시장점유율 확보에 중요하다. 통상 소주 한 병에 맥주 서너 병을 소비하기 때문에 판매량 증진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오비맥주도 '카스처럼'을 유행시키면서 하이트진로를 밀어내고 2012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당시 하이트진로 점유율은 44.3%, 카스 점유율은 55.7%였다.
테슬라 돌풍에 힘입어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에 뺏겼던 맥주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20%대까지 떨어졌던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점유율은 오는 2021년 44%까지 회복될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테라는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이 3200만병을 기록해 과거 맥주 신제품들과 비교해 빠른 속도로 시장에 입점 중"이라며 "과거 신제품 초기 한 달 판매량은 하이트 394만병, 카스 2424만병, 피츠 1500만병을 각각 기록했다"고 말했다.
◇오비 맥주, 시장점유율 방어가 최대 과제…'필굿' 반응 시들=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오비맥주는 시장점유율 수성이 최대 과제가 됐다. 수입 맥주 공세에다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공격 경영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길 우려도 커졌다.
최근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의 맹추격에 맞서 저가 발포주 '필굿'을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이미 하이트진로가 2017년 필라이트를 출시해 발포주 시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판매량 등 관련 수치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지만, 발포주 시장에서 필라이트가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중론이다. 후발주자인 오비맥주가 이를 추격하기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별도로 수치를 공개하지 않지만, 발포주 시장에서 필굿도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다 이달 중순 하이트진로가 테라 생맥주를 출시하면 식당가에 이어 생맥주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뺏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칠성음료, 맥주 부진 장기화…흑자 전환 불투명=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이하 롯데주류)의 경우 맥주 사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몇 년 째 적자 행진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수입 맥주를 제외한 롯데주류의 맥주 사업은 지난해 영업손실 59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했다.
이 같은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롯데주류는 2017년 맥주 '피츠'를 출시한 후 소맥 '피츠처럼(피츠+처음처럼)'을 밀어 붙였지만, 시장에서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롯데주류는 피츠를 앞세워 2020년까지 시장점유율 17%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피츠는 월평균 매출이 아직 까지 50억~6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이에 맥주 사업 적자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롯데주류의 맥주 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460억원, 2020년 -360억원, 2022년 -254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가격 인상 등으로 맥주 사업 부문의 적자가 축소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정소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피츠를 중심으로 한 비용 절감 노력으로 주류 전체 적자폭 축소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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