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주재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수출규제의 여파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과 일본 간 교역 규모나 산업, 기업 간 연계성을 감안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현실화되고 더 확대된다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향후 앞으로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설명하기는 다소 어렵다"고 전했다.
기준금리를 인하한 배경에 대해 그는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를 한번 내렸지만 향후 경기 상황에 대응할 만큼의 정책 여력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8월에 기준금리가 인하할 거란 시장 기대에 비해 서두른 것을 두고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땐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지속되겠지만 금융불균형은 커지는 상황이어서 금융불균형에 초점을 두고 금리를 올렸다"며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등 대외 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변화해 최근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종전보다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및 물가 진작 효과에 대해서는 "금리를 낮추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그 효과는 경제 여건, 물가 하방압력 등에 따라 다르다"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기와 물가가 공급 충격에 따라 상당히 둔화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 효과가 과거에 비해선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탓에 집값이 도로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일정 부분 동의했다. 이 총재는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반등한 것엔 금리 인하 기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통화정책을 보다 완화적으로 운영하게 되면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거시건전성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