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시장 열기가 한층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상반기 벤처투자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제2의 벤처 붐 확산'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승세라면 올해 벤처투자액은 사상 최대 수준인 4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18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털협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6327억원)보다 16.3% 증가한 1조89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다시 경신하는 것으로, 지난해 전체 투자액(3조4249억원)의 절반(55.5%)을 이미 넘어섰다.
이는 2017년 추경에서 모태펀드를 8000억원으로 늘려 벤처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된 효과와 함께 벤처캐피털에 대한 지속적인 세제혜택 등 민간의 펀드 참여가 확대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벤처투자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비상장기업 중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 수가 지난해 6월 3개사에서 1년 만에 9개사로 큰 폭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7개사는 모태펀드가 출자한 벤처펀드의 투자를 받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벤처투자는 창업 7년 이내 기업에 집중됐다. 전체 투자의 74.2%에 해당하는 1조4098억원이 이들 기업에 투자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5.7%)과 비교해 8.5%p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창업 7년 이상 후기 기업 투자가 감소하면서 3년 이내 초기기업과 3∼7년 중기기업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벤처시장에 모험투자가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는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체 투자금액 중 생명공학(바이오·의료)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가 각각 27.5%, 24.6%를 차지했다. 최근 공유경제가 주목받으면서 유통·서비스 분야 투자비중이 18.8%에 달해 전년동기 대비 27.6% 큰 폭으로 증가한 게 특징이다.
다만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규모는 1조317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8% 소폭 줄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펀드결성이 예외적으로 급증했기 때문으로, 하반기에 국민연금, 모태펀드 등이 출자한 펀드가 본격 결성되면 펀드 규모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창 중기부 투자회수관리과장은 "혁신성장의 중요한 지표인 벤처투자가 연속적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창업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스케일업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