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아파트 기대 수요자 몰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전세 시장이 오랜만에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반값 아파트'를 기대한 수요자들이 전세로 돌아서면서 강남권 매물은 최근 두달 새 호가가 최고 3억원 급등했다. 자사고 폐지로 자녀 교육열이 높은 맹모들이 몰리면서 강남 전세 시장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한국감정원의 7월 넷째주(22일 기준) 주간가격동향조사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전셋값은 이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초구가 지난 22일 기준 0.13%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강남구 0.04%, 송파 0.01% 순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전세 호가가 최근 두달 새 2억원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지난 29일 기준 전용면적 76.8㎡ 호가가 4억3000만∼4억7000만원, 전용 84㎡는 5억3000만∼5억7000만원을 기록 중이다. 헬리오시티 입주 충격이 있던 지난 3월 초 3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2000만원 올랐다.반포 아파트들은 전세 호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 전용 84㎡ 호가가 두달새 최고 3억원 껑충 뛰었다.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29일 기준 전세 호가가 14억∼1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5월 12억원 후반대와 비교하면 2억∼3억원 오른 가격이다. 래미안퍼스티지는 전용 84㎡ 14억원, 반포자이 전용 84㎡는 12억5000만∼13억원으로 지난 5월과 비교해 최고 2억원 증가했다.
강남 전세 시장은 상한제 시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반값 아파트를 기대하면서 청약 수요로 돌아서 전세로 눌러앉으면 전셋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동산 업계는 하반기 입주 물량이 몰린 강동구가 전세 수요를 흡수해 전셋값이 크게 불안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 하반기 서울 전체 입주 물량인 2만3000여 가구의 50%가 강남권에서 공급된다"면서 "자사고 폐지, 재건축 이주 수요 등에 따른 강남권 전세가격 불안 요인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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