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정경두 국방장관에게 "국방부 장관이 북한을 변호하고 있다"고 몰아붙이자 정 장관이 발끈했다.
정 장관은 "발언을 취소하라"고 박 의원과 강하게 맞섰다.
박 의원은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 현안보고에 정 장관에게 "정 장관의 언행을 보면 정말 충격받을 정도로 실망스럽다"면서 "예를 들어 주적에 대한 답변이나 최근 북한 목선에 대한 거짓말, 지금도 사사건건 북한을 변호하고 변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장관이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9.19 군사분야 남북합의서 위반인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간접적으로 답변하자 박 의원이 정 장관을 타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정 장관은 즉시 반발했다. 정 장관은 "주적 개념은 분명히 말씀드렸다"면서 "북한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자신은) 그렇게 느낀다"고 취소를 거부하자 정 장관은 "그렇게 느낀 것이 잘못된 것이다. 한 번도 변호한 적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박 의원이 재차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9.19 합의 위반이냐"고 따지자 정 장관은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는 행위는 위반이라 생각한다"고 응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다시 "위반이면 위반이지, 생각한다는 뭐냐"며 "장관이 그런 소신도 없느냐, 어떻게 그런 장관에게 나라 안보를 맡기냐"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이어 "군사합의라 해놓고 (북한이) 엄청난 위반을 하고 있는데 (군이) 제대로 경고를 했느냐"면서 "우리는 완전히 무장해제 당했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왜 자꾸 무장해제를 했다고 하느냐"면서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 "고 강조했다.
박 의원과 정 장관의 설전이 길어지자 정당 대결로 번졌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의원에게 "장관 개인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모든 군인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반드시 철회하든지 사과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하면서 정 장관을 거들었다. 반면 백승주 한국당 의원은 "정 장관은 여러 가지 인식문제와 관련해 국회 국방위와 국민으로부터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면서 "당위적 차원의 문제 제기"라고 박 의원을 편들었다. 안규백 국방위원장은 "65만 전 장병이 보고 있다. 발언을 신중히 해달라"고 자제를 부탁한 뒤 서둘러 정회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박맹우 한국당 의원(왼쪽)과 정경구 국방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국회방송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