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이 시작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8일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막는 공보준칙 개정을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관련 사건 수사가 끝난 이후 시행하기로 했다. '오비이락' 오해를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를 열고 검찰개혁과 대국민 사법서비스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추진해 오던 '형사사건 수사공보 개선 방안'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에서 수사 중인 조 장관 가족 관련 사건이 종결된 후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하되, 관계기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형사사건 수사공보 개선방안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정이 공보준칙 개정 적용 시기를 미룬 것은 가족들이 수사 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조 장관이 공보준칙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뒤따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에서 "형사사건 수사공보 개선방안은 박 전 장관 때 논의를 거쳐 추진해온 내용이다. 일부는 제 가족들과 관련해 추진하는 정책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이는 저와 무관하게 이미 추진되던 것을 이어받아 마무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당정은 검·경 수사권 조정,공수처 설치관련 법안과 관련해서는 국회가 신속히 합리적으로 법제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법무부는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민생사건을 충실히 처리할 수 있도록 우수 자원으로 형사 공판부를 강화하고, 승진인사에 적극 배려하기로 했다.
재산비례 벌금제도 도입한다. 조 정책위의장은 "행위불법 및 행위자의 책임을 기준으로 벌금일수를 정하고, 행위자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 벌금액을 산정하는 재산비례 벌금제를 도입해 경제적 능력에 따라 처벌 정도와 효과가 달라지는 불평등한 벌금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당정은 임차인에게만 인정되던 임대차 계약 갱신청구권을 주택 임차인에게도 보장하고, 가습기 살균제 등 집단적 피해의 효율적 구제를 위한 방안 등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