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올해 들어 BMW코리아에 근소한 차로 뒤졌던 누적점유율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2016년부터 BMW를 제치고 꿰찼던 수입차 1위 자리를 더 공고히 하게 된 것이다. 작년 주행 중 화재 사고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BMW는 판매망 확대를 꾀하며 본격 추격에 나설 계획이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협회가 국내 수입차 실적을 집계한 지난 2003년부터 올해 8월까지 44만3256대를 판매해 21.31%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BMW코리아가 기록한 판매 42만2479대, 점유율 20.31%를 모두 앞선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BMW코리아는 누적 점유율 20.51%(39만6467대)로, 벤츠코리아(39만6055대·20.5%)를 근소한 차로 앞섰지만, 올해 들어 점유율이 1%P(포인트)로 뒤졌다. 올 들어 8월까지 벤츠코리아가 4만7201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점유율인 32.13%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올해 같은 기간 BMW코리아의 점유율은 17.71%에 그쳤다.
이로써 벤츠코리아는 지난 2016년 '만년 2위' 꼬리표를 떼고 1위에 오른 이후 확실한 수입차 업계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벤츠코리아는 BMW코리아가 작년 주행 중 화재 사고로 주춤한 사이 E클래스를 앞세워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E클래스는 2016년 6월 국내 출시 이후 3년 만에 수입차 최초 누적 판매 10만대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다. 실제 벤츠코리아는 올 들어 8월까지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10종 중 7종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 중에서 E클래스만 4종을 차지했다.
벤츠코리아의 라이벌이자, 유일한 대항마로 꼽혀왔던 BMW코리아는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야심 차게 내놓은 3시리즈와 7시리즈 등도 고전하는 모양새다. 320과 320d는 올 들어 8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4.2%, 42.8% 빠진 295대, 1718대에 그치고 있다. 7시리즈 역시 730d x드라이브 모델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6% 늘어난 169대가 팔렸고, 나머지 모델은 모두 뒷걸음질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BMW 화재 사태 여파는 물론, 최근 일본차 업계에 대한 불매운동, 아우디, 폭스바겐의 부진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벤츠의 독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BMW코리아는 올해 신규 딜러사를 모집해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 서남부 2개 지역과 경기도 남부 2개 지역에서 신차와 애프터세일즈(AS), 중고차 사업 등을 맡을 딜러를 모집한다. BMW코리아는 "이번 딜러사 모집으로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고객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