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에 따른 불만 드러난 듯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관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는 19일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쿠르드는 늘 '산 말고는 친구가 없다'는 말을 하곤 했다. 나는 그들을 안심시키고 '미국이 친구'라고 말해주곤 했다. 슬프게도 이건 거의 틀림없이 배신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을 철수해 이슬람국가(IS) 격퇴에 협력해온 쿠르드족을 터키의 공격이라는 사지로 내몬 것을 비난한 것이다.
합동특수전사령부를 이끌며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을 이끌었던 윌리엄 맥레이븐 전 사령관도 지난 17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격당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비판했다. 맥레이븐 전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필요한 지도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백악관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 시기라며 강도 높게 지적했다.현직 당국자도 익명을 빌려 가세하는 등 흔치 않은 상황이라고 WP는 전했다.
올해 3월까지 중부사령관을 지낸 조지프 보텔은 지난 8일 시사지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이렇게 (쿠르드를) 버리는 건 5년간의 IS 격퇴 노력을 무효로 하고 미국의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군은 대체로 선출직 지도자들의 정책 결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현직에선 물론 퇴임 이후에도 평가를 자제하는 '침묵의 수칙'(code of silence)을 따라왔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시리아 철군 방침에 반발해 물러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자신을 '과대평가됐다'고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나는 장군계의 메릴 스트리프"라고 우스갯소리로 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할리우드 배우 메릴 스트리프에 대해 과대평가됐다고 비난한 적이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문제 삼는 등 군 지도자들을 난감하게 해오던 와중에 이같은 양상이 빚어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군의 불편한 심기가 드러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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