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의 디지털전략은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해 금융과 비금융을 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으로 고도화·개인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27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만난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본부장은 이 같이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17년 3월 말 당시 베인앤컴퍼니 금융부문 대표로 있던 조 본부장을 신한금융지주로 영입했다.
금융컨설팅을 17년 간 해 온 조 본부장은 2010년 신한은행의 디지털전략을 짠 경험이 있다. 당시 조용병 회장은 부행장이었다. 이어 2015년 핀테크 붐이 일었고,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했다. 당시 조 본부장은 '인터넷은행의 비즈니스모델이 어떻게 돼야 메기가 될 수 있을지'까지 많은 금융컨설팅을 도맡아 온 금융디지털전략 전문가다.
그는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이 끊임없이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강화해 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초에는 은행은 물론 계열사의 모바일 금융 기능을 통합한 모바일 통합 플랫폼 '쏠'을 출시했다. 이어 신한카드의 앱카드인 신한 페이판, 그룹의 통합 마케팅 플랫폼인 신한플러스가 나왔다.
조 본부장은 "오픈 API에 우리 송금, 계좌, 환전 솔루션을 올려놓고 외부 기업들이 들어와서 보도록 작년 8월부터 개방했다"면서 "내가 갖고 있는 자원을 개방해서 남들이 들어와서 혁신을 일으키면 고객확대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트렌드인 오픈뱅킹으로 금융데이터가 굉장히 많아졌다. 이제 금융데이터는 금융회사가 독점할 수 없는 개인정보로 개인이 오너십을 가져야 한다는 게 오픈뱅킹의 철학이다. 조 본부장은 "밀레니얼 세대는 돈을 많이 못 벌고 자산축적이 힘들다"면서 "이에 착한금융 사상이 번졌고, 고객을 연결할 수 있는 툴이 많이 생기면 고객은 편해진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이제 잘 아는 금융기관이나 플랫폼 회사를 만나면 금융생활이 너무 편해진다"면서 "동의만 해주면 플랫폼에서 나의 자산을 은퇴할 시점까지 굴려주고 심지어 지출관리도 해준는데 고객은 신뢰할 수 있는 금융기관에 동의만 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의 또 다른 따뜻한 디지털전략은 현재 5기까지 진행한 스타트업 육성이다. 조 본부장은 "보통 스타트업이 5년 이후 30~40% 생존하는 데 반해 퓨처스랩을 거친 스타트업은 90% 넘게 생존했다"면서 "해외기업도 있는데 122사 중 11개는 베트남기업으로 이들이 한국시장에 진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인도네시아에도 퓨처스랩을 오픈하면서 4개 기업을 뽑아서 사무실을 임대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곧 발표할 신남방 핀테크 로드맵을 만들어 유니콘·데카콘을 육성한다는 취지다. 조 본부장은 "국내시장은 마켓이 적기 때문에 동남아로 가야 하는데 동남아는 인프라가 안갖춰져 있어 핀테크를 하기 더 쉽다고 볼 수 있다"면서 "또 다른 미국시장에 진출하면 우리 스타트업도 펀딩을 받고 글로벌 회사로 클 수 있기 때문에 퓨처스랩에 들어오는 기업들은 갖고 있는 솔루션이 상용화단계까지 갈 수 있도록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