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남 산업부장
![[강주남 칼럼] 조국사태는 입시 탓, 경제는 美中 탓](http://contents.dt.co.kr/images/201910/2019102802102232059001[1].jpg "[강주남 칼럼] 조국사태는 입시 탓, 경제는 美中 탓")
나라 걱정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조국 사태에다 1%대 성장률 쇼크, 집값 불안, 평양 폭력 축구, 북한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통보 소식까지…. 온통 우울하고 짜증스런 소식 뿐이다. 국민이 한 마음으로 기뻐했던 적이 언제였나 싶다.
가장 큰 근심거리는 경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반 만에 우리 경제는 길을 잃었다. 올해 우리 경제 성적표는 10년 만에 최악이다. 주 52시간 근로제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이른바 '소득주도성장'이 부른 참사다. 1960년 산업화 이후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돈 것은 2차 오일쇼크 때와 외환위기, 글로벌금융위기 등 세 번 뿐이었다.
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9월 우리 경제는 이미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규제·노동 개혁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시급했다. 하지만 상황을 오판한 정부는 이념에 사로잡힌 정책 실험에 정신이 팔려 실기(失期)했다. 오죽하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경제는 버려지고 잊힌 자식"이라고 했을까.
'하반기에는, 내년이면 되살아난다'던 정부 기대와는 거꾸로 우리 경제는 저성장·저물가의 'D의 공포'에 내몰리고 있다. 우리 경제가 이 지경이 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견실함은 오히려 세계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한다. 올해 한국과 세계성장률 차이는 21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유독 우리 경제가 치명상을 입은 것은 정책 실패 탓이 크다.
끝나지 않는 조국 사태도 국민 자존감을 짓밟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다수 국민들이 파렴치 위선자로 낙인찍은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함으로써 '공정·정의'를 스스로 훼손시켰다.
반칙과 특권, 불공정의 대명사가 된 조국을 감싸고 도는 대통령을 보면서 국민은 좌절했다. 특정 정파의 수장처럼 행동하는 지도자는 '국민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배신감을 느낀 국민이 대통령의 손을 놓기 시작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의 구속은 문 정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혔다. 조국 사태를 '합법적 불공정' 이라고 규정한 대통령과 달리 사법부는 이를 '명백한 불법'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교육·검찰 개혁몰이에 나선 문 대통령 입장에선 '공정(公正)'의 정당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 국면 전환용, 총선용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사안을 40%대 지지층만 믿고 일방·과속 주행하려 한다.
'소주성'이나 조국 임명, 공수처 설치, 입시제도 개편 등이 모두 '나만 믿고 따르라'는 상명하달식이었다. '이니 맘대로'한 '캠코더' 인사참사로 우리 경제·외교·안보는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이런데도 집권 초처럼 '나는 선(善)이고, 너는 적폐'라는 통치 스타일이 통하겠는가.
전국적으로 79개에 달하는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오는 2025년 일괄 폐지하면 학생과 학부모는 극도의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문 정부 18개 부처 장관 가운데 3분의 2는 자녀를 유학 보내거나 자사고와 외고, 혹은 강남 8학군에 보냈다. 내 자식은 외고·국제고 졸업했지만, 당신 자식은 일반고 보내라는 것인가.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대통령이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대학 입시제도를 여론 수렴도 없이 독단적, 즉흥적으로 결정할 권리가 있나. 문 대통령은 취임식 때 "주요 사항은 언론에 직접 브리핑 하겠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자회견은 고작 세차례 뿐이었다. '불통'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
모든 권력 기관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검찰 뿐 아니라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주인인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국민을 '적과 동지'의 이분법으로 쪼개지 말고, 협치와 통합에 힘써라. 대한민국은 특정 정파의 우두머리가 아닌 통합의 대통령,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지도자를 원한다.
강주남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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