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11월을 맞아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일제히 '블랙프라이데이' 마케팅에 나서는 가운데 업계 선두인 쿠팡은 적극적인 할인 행사를 펼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쿠팡 측은 특정 기간에 할인을 집중하기보다는 언제나 싼 가격을 제공하려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배달서비스 등 신규 사업에 손을 뻗고 있는 쿠팡의 마케팅 여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날부터 2주간 '쿠팡 땡큐 위크'를 진행한다. 카테고리별 베스트 상품 115만여개를 최대 90% 할인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리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쿠팡의 이번 행사 규모가 인상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이베이코리아의 빅스마일데이나 위메프의 블랙위메프데이, 11번가의 십일절 등의 초대형 이벤트와 비교하면 일반적인 수준의 할인 행사라는 것이다.
이베이코리아 등 주요 이커머스들은 11월 광군제·블랙프라이데이 주간을 맞아 2~3주 전부터 행사 품목과 규모를 선전하며 최대 매출 기록 경신에 도전해 왔다.
실제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빅스마일데이 첫 날인 1일 거래량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고 이날 오전까지 판매수량은 800만개를 돌파했다. 티몬 역시 첫 날 거래액이 전월 평균 대비 5배 증가하는 등 고객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행사 전부터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며 '쇼핑 심리'를 조성한 것이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쿠팡의 경우 이날부터 시작되는 '땡큐 위크' 행사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눈치다. 메인 페이지에서도 6개 배너 중 3번째에 '땡큐 위크'를 배치했을 뿐이다. 메인 페이지 대부분을 행사에 할당한 11번가나 G마켓, 티몬 등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쿠팡 측에서는 "땡큐 위크는 쿠팡이 1년간 진행하는 할인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라면서도 "특정 기간에 마케팅을 집중해 일시적으로 실적을 올리기보다는 1년 내내 싸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앞서 쿠팡의 소식을 전하는 쿠팡 뉴스룸에 '아시겠지만 쿠팡이 정말 쌉니다'라는 제목으로 쿠팡의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정 기간의 '최저가'가 아닌 '상시 최저가'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쿠팡이 굳이 출혈 경쟁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이익보다는 단시간에 거래액을 늘리기 위한 초특가 상품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 거래액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쿠팡이 '손해보는 할인'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해도 조 단위 적자가 예상되는 쿠팡이 쿠팡이츠 서비스까지 시작하며 자금 여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땡큐 위크는 내용상 명목상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더불어 쿠팡맨 고용에 따른 고정비가 높은 상황에서 신사업 진출로 인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대형 마케팅을 진행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