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자 박사·박귀일 교수 연구팀
차세대 반도체 물질 '압전성' 규명
고온 방사선 환경용 센서 등 활용
차세대 반도체 물질 '압전성' 규명
고온 방사선 환경용 센서 등 활용
원자력연 제공
차세대 반도체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이차원 육방정계 질화붕소(h-BN)'가 미세한 힘에 의해 전기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향후 이 물질을 고온이나 방사능을 버텨야 하는 원전과 항공우주 소재 등으로 널리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경자 박사와 박귀일 경북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이차원 육방정계 질화붕소'의 압전값을 처음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플렉시블 압전소자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압전소자는 물질에 압력이나 구부러짐 등과 같은 기계적 힘을 가할 때 전기를 발생하는 에너지 생성소자를 일컫는다.
연구팀은 육방정계 질화붕소를 수십 나노미터 크기 분말 형태로 만들어 플라스틱 판에 올려 판을 구부렸을 때 나오는 전압 신호를 측정해 '압전상수(힘을 가할 때 발생하는 전하의 양)'를 계산해 냈다. 그동안 육방정계 질화붕소가 압전성을 가진다는 사실은 이론적으로 알려졌지만, 실험을 통해 측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압전상수를 활용해 플렉시블 압전소자 제작에 성공했다. 이 압전소자는 미세한 힘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충전 없이 플렉시블이나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또 사람의 심장 박동, 혈액 흐름 등 생체 역학적 힘을 이용하면 신체에 부착하는 스마트 센서의 영구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도 있다.
박진호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육방정계 질화붕소는 압전성뿐 아니라, 우수한 전기절연성, 화학적 안정성, 방열성 및 방사선 차폐 등의 특성을 지닌다"며 "앞으로 고온 방사선 극한환경용 스마트 센서나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개발 등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 인터페이스(11월호)'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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