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막혀있던 대기업의 중고차 소매시장 진출 가능성에 초록불이 켜졌다.
중고차 금융 시장의 규모가 더욱 방대해질 전망이지만 진출 비용, 치열한 업계 경쟁 등으로 캐피탈사들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는 최근 열린 전체회의에서 중고차 소매판매업이 대기업의 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해 생계형 적합업종에 일부 부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영세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특정 업종에 대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제도다. 중고차 소매판매업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진출이 불가능했다.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진 중기부는 통상적으로 동반위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대기업의 중고차 소매 시장 진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예측한다. 중기부는 내년 5월 초까지 해당 사안에 대해 최종 결정해야 한다.
동반위의 결정대로 중고차매매업의 대기업 진출이 가능해지면 완성차·수입차·렌터카 기업뿐만 아니라 캐피탈사 역시 중고차 매매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현재 캐피탈사들은 리스나 렌트 기간이 종료된 차량을 직접 판매할 수 없어 중간 매매상들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업계들은 이를 통해 '레몬마켓(정보 비대칭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고 중고차 시장이 더욱 방대해질 가능성이 짙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캐피탈사의 셈법은 복잡하기만 하다. 중고차매매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면 비용 부담이 따르고, 진출 않자니 도태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유통과 금융을 함께 다루면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A사가 판매한 차에 대한 금융을 A사에서 직접 다루면 이자수익까지 모두 가져갈 수 있다"며 "하지만 고객이 자사 캐피탈을 이용하도록 만들기 위해선 등록세·취득세 지원 등 유인책 제공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캐피탈사 입장에선 중고차매매시장에 진출한 대기업들과 제휴를 맺는 대안도 있다. 하지만 치열한 제휴 경쟁뿐만 아니라 제조 대기업이 자체 금융사를 설립해 영업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는 위험도 있다. 또 은행, 카드사 등 타 금융권이 중고차 금융시장에 줄줄이 진출하는 가운데 캐피탈사가 유통에 진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욱 입지가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현대캐피탈을 등에 업은 현대자동차의 독주 무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다수였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향후 신차 시장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기업이 중고차매매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현대차는 분명 바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며 "최근 현대캐피탈이 연달아 선보인 중고차 관련 서비스를 현대차가 그대로 이어나가기만 하면 돼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중고차 금융 시장의 규모가 더욱 방대해질 전망이지만 진출 비용, 치열한 업계 경쟁 등으로 캐피탈사들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는 최근 열린 전체회의에서 중고차 소매판매업이 대기업의 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해 생계형 적합업종에 일부 부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영세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특정 업종에 대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제도다. 중고차 소매판매업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진출이 불가능했다.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진 중기부는 통상적으로 동반위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대기업의 중고차 소매 시장 진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예측한다. 중기부는 내년 5월 초까지 해당 사안에 대해 최종 결정해야 한다.
동반위의 결정대로 중고차매매업의 대기업 진출이 가능해지면 완성차·수입차·렌터카 기업뿐만 아니라 캐피탈사 역시 중고차 매매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현재 캐피탈사들은 리스나 렌트 기간이 종료된 차량을 직접 판매할 수 없어 중간 매매상들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업계들은 이를 통해 '레몬마켓(정보 비대칭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고 중고차 시장이 더욱 방대해질 가능성이 짙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캐피탈사의 셈법은 복잡하기만 하다. 중고차매매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면 비용 부담이 따르고, 진출 않자니 도태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유통과 금융을 함께 다루면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A사가 판매한 차에 대한 금융을 A사에서 직접 다루면 이자수익까지 모두 가져갈 수 있다"며 "하지만 고객이 자사 캐피탈을 이용하도록 만들기 위해선 등록세·취득세 지원 등 유인책 제공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캐피탈사 입장에선 중고차매매시장에 진출한 대기업들과 제휴를 맺는 대안도 있다. 하지만 치열한 제휴 경쟁뿐만 아니라 제조 대기업이 자체 금융사를 설립해 영업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는 위험도 있다. 또 은행, 카드사 등 타 금융권이 중고차 금융시장에 줄줄이 진출하는 가운데 캐피탈사가 유통에 진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욱 입지가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현대캐피탈을 등에 업은 현대자동차의 독주 무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다수였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향후 신차 시장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기업이 중고차매매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현대차는 분명 바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며 "최근 현대캐피탈이 연달아 선보인 중고차 관련 서비스를 현대차가 그대로 이어나가기만 하면 돼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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