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불황이 지속되면서 기업의 투자도 움츠러들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10개 중 1개 기업에 불과했고, 70%의 기업은 새해 투자를 보수적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1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조사에서 이 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소식도 있었지만,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부담스럽고, 작년 수출이 10년 만에 두 자리 수 감소하는 등 민간부문의 성장모멘텀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한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올 한해 경제흐름 전망에 대해 응답 기업의 49.3%는 '2019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악화될 것'이라는 답변 역시 40.7%로 절반에 가까웠고, '호전될 것'이라는 답변은 10%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새해 투자도 움츠러들 전망이다. 새해 사업운용 계획에 대한 질문에 '보수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72.2%에 이르렀고, '공격적'이라는 답변은 27.8%에 그쳤다.
올해 기업경영을 위협할 대외리스크로는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57.1%), '환율·금리 변동성'(43.1%),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33%) 등을을 각각 꼽았다. 이 밖에도 '수출규제·지소미아 등 한·일 갈등'(25.0%)과 '브렉시트'(2.1%) 등도 리스크로 지목했다.
대내리스크로는 '내수침체 장기화'(74%), '최저임금·주52시간 등 고용환경 변화'(55.4%), '투자심리 위축'(26.5%) 등을 차례로 꼽았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누적되면서 기업의 불안심리와 보수적 경영이 확산되는 등 민간의 경제활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산업 곳곳에 자리한 기득권 장벽과 구시대적 법·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등의 근본 대책으로 시장 역동성 회복에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분기 BSI는 작년 4분기보다 3포인트 상승한 75로 집계됐다. 반등하긴 했지만 기준치(100)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쳤다.
이는 새해 1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