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그런 분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했던 말인데 결과적으로 상처를 줬다고 하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이전에도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발언이 있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자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쪽을 이렇게 낮게 보고 했던 말은 아니었다"며 "의도적으로 한 발언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한 것"이라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전날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씀'에 출연해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 의지가 약하다고 하더라"고 언급해 장애인 비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대표는 비슷한 류의 발언이 이전에 여러 차례 있었고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는 "그런 말을 자주 한 것은 아니"라며 "지난번에도 무의식적으로 했다고 말씀드렸고 이번에도 의도를 가지고 한 말은 아니고 그렇게 분석한 이야기 들었다는 정도인데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거듭된 사과에도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추가 질문을 차단하기도 했다. 그는 사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인권 의식 교육 등으로 당 조직 전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장애인 문제는 거듭 사과를 드렸다.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불식간에 한 것이기에 더 말씀드릴 것은 아니"라며 "자꾸 이야기가 나오는데 더 이상 말씀 안 드리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장애인 비하 논란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공천, 선거 연대 등도 주요 키워드가 됐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이 과거로 후퇴하느냐, 촛불 혁명을 완수하고 미래로 전진하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선거"라며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민주당이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 도입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놓고는 "선거제도가 바뀌어서 비례대표를 상당수를 양보했기 때문에 지역구에서 그 이상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의석수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가능한 한 많이 얻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총선에 출마하는 것에는 "청와대 출신 몇 명이 공천을 신청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며 "청와대 출신이라고 해서 특혜나 불이익이 있게는 하지 않고 공천룰에 따라서 엄격하게 시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진보 정당 연대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옛날과 달라서 정치공학적인 연대는 유권자에게 통하지 않는다"면서 "인위적 연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전날 주택거래허가제 발언에는 "본인이 철회했다고 하는데 당과 협의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실제로 허가제 같은 경우는 굉장히 강한 국가통제 방식인데 시장경제에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