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금융권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저축은행 업계가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실적 덕에 임기 종료를 앞둔 저축은행 CEO들의 연임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의 CEO들이 오는 3월 임기를 마무리한다.
우선 업계 1위 SBI저축은행 임진구·정진문 공동대표의 임기가 3월 나란히 종료된다. 임진구 대표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2016년 3월 정진문 대표가 선임됐다. 현재 임진구 대표는 기업금융, 정진문 대표는 개인금융을 총괄하고 있다.
2인 대표 체제로 들어서던 지난 2016년 5조1439억원 수준이던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3분기 8조4110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이 3년 만에 63.5%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SBI저축은행 내부적으로 이들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임원 임기를 1년으로 정해두고 있다. 지난해 3월 SBI저축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임·정 대표의 임기를 1년 연임한 바 있다.
웰컴저축은행 내부적으로 김대웅 대표의 임기 연장도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웰컴저축은행이 영업 개시 당시 초대 대표이사를 맡은 손종주 웰컴금융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 2017년부터 대표직을 맡았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웰컴저축은행의 실적 역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 2017년 웰컴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2조773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2조9902억원까지 불어났다.
아울러 김 대표는 저축은행업계 최초로 종합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웰컴디지털뱅크(웰뱅)'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플랫폼은 지난해 말 다운로드 100만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부터 JT친애저축은행의 수장 역할을 한 윤병묵 대표의 임기도 3월까지다. JT친애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012년 말 출범 당시 1조166억원에서 2018년 말 2조3898억원으로 7년새 2배 이상 늘어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윤 대표의 1년 연임 가능성 역시 높게 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 정상화 과정을 통해 저축은행 업계가 이제야 수익을 내고 있다"며 "저축은행들이 갈수록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현직 대표이사를 굳이 교체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오는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왼쪽부터)임진구·정진문 SBI저축은행 대표이사,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이사, 윤병묵 JT친애저축은행 대표이사. 각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