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노동조합이 교섭을 앞두고 게릴라식 파업을 벌이자, 사측은 출근하겠다는 노조원을 가로막았다. 지속하는 갈등으로 노사 양측의 불신이 극에 달한 것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21일 작년 12월 20일부터 진행해왔던 파업을 전격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예고 파업과 지명파업 과정에서 조합원 참여율이 20% 중반대까지 떨어지는 등 기대만큼 파업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투쟁 방식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이날 오전부터 전 조합원이 정상 출근해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었으나 사측의 반대로 생산라인에 합류하지 못했다. 노조 측은 "파업을 철회하며 교섭에 복귀할 의사를 밝히고 현장 복귀를 결정했으나, 사측은 근로의사를 밝힌 노동자들에 대해 노무수령을 거부하고 퇴거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를 막기 위해 사내 보안팀을 동원해 공장 출입구를 막고, 경찰도 불렀다고 노조 측은 덧붙였다.
르노삼성 노사 간 갈등의 골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사측은 "공장으로 들어온 노조원들이 다시 기습적인 돌발파업과 지명파업을 반복해서 강행한다면 생산 현장에 혼란만 가중하고 회사 측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부분 직장폐쇄 유지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는 작년 연말까지 예고 파업을 한 뒤 새해부터는 협상 타결을 위한 집중 교섭에 나서기로 했으나 교섭 과정에서도 계속 지명파업을 이어갔다. 당시 노조는 일부 직원들이 돌아가며 1∼2시간씩 조업을 거부하는 '게릴라식 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했다.
르노삼성은 "현재 상황에서 경영의 예측 가능성과 생산 운영에 안정을 담보할 정도의 진정성 있는 업무 복귀 의사가 있어야 직장폐쇄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노조원들의 근로 제공까지 막아서며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