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위아가 유럽과 북미 고급 완성차 업체로부터 7000억원 규모의 부품 공급 계약을 따냈다. 유럽 고급차 업체에서의 대규모 수주는 이번이 처음으로, '탈(脫)현대'를 꾀하는 현대위아의 계획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위아는 유럽과 북미 프리미엄 완성차로부터 7021억원 규모의 등속조인트를 수주했다고 29일 밝혔다. 등속조인트는 자동차의 엔진·변속기에서 나온 구동력을 바퀴까지 전달하는 핵심부품이다.
현대위아는 등속조인트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된 이유로 오랜 기간 등속조인트를 만들며 쌓은 노하우를 꼽았다. 1988년 이후 30년 넘게 등속조인트를 양산하며 2017년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 최초로 등속조인트 누적 생산 1억개(차량 1대 기준 2개 장착)를 돌파했다. 이후 지속해서 생산량을 늘려 현재는 연 1000만개 이상의 등속조인트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위아가 보유한 등속조인트 기술력도 수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미 제네시스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 'GV80'에도 납품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를 이루는 부품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불쾌감(NVH)을 최소화는 동시에 강성과 회전 각도를 크게 높인 게 특징이다. 무게는 대폭 줄여 차량 경량화에 도움이 되도록 개발했다. 이러한 강점 덕에 전체 수주의 55%에 달하는 3800억원 규모의 등속조인트는 경량화와 소음 차단이 중요한 친환경 차량에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위아는 이번 등속조인트 수주를 가장 효율적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세계 생산기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현대위아는 중국 강소법인에서 연 220만개, 인도법인에서 연 200만개 이상의 등속조인트를 생산하고 있다. 2018년에는 멕시코법인에서도 양산을 시작, 연 100만개 이상의 등속조인트를 만들고 있다.
현대위아는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매출처를 다변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유럽과 북미 지역 다른 완성차 업체와도 수천억원 규모의 등속조인트 공급을 협상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 8% 수준인 세계 등속조인트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1억개가 넘는 등속조인트를 양산하며 쌓은 기술력과 양산능력을 중심으로 수주전에 참가했다"며 "우수한 품질과 기술 덕에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의 최종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현대위아 직원이 경상남도 창원시 현대위아 창원3공장에서 완성된 등속조인트를 검수하고 있다. <현대위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