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TC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변론없이 10월5일까지 최종결정
양사간 합의 이끄는 기폭제 촉각
변론없이 10월5일까지 최종결정
양사간 합의 이끄는 기폭제 촉각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2차전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결정으로 양사 간 소송전에서 일단은 LG화학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다만 배터리 특허와 관련해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여러 특허소송이 남아있는 만큼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양사 간 합의를 이끄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美 ITC, SK이노에 '조기패소'…10월 최종 결정=미국 ITC는 14일(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렸다.
ITC는 LG화학 측이 요청한 조기패소 판결을 승인하는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의 구체적인 근거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ITC 통계자료에서 영업비밀 소송의 경우 조기패소 결정을 포함해 ITC 행정판사가 침해를 인정한 모든 사건의 경우 이 결과가 최종 결정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 소송 역시 90%가 원심을 유지했다.
이번 조기패소 결정으로 ITC는 3월 초로 예정한 변론(Hearing) 등의 절차 없이 10월 5일까지 최종결정을 내린다. ITC가 최종결정을 내리면 LG화학의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이 금지된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지난해 11월 5일 ITC에 SK이노베이션이 증거를 인멸했다며 조기패소 판결을 요청한 바 있다. LG화학은 디스커버리(증거개시) 등 소송 전후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이 증거보존 의무를 무시하고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했고, 이 정황에 따라 ITC가 명령한 포렌식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ITC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 역시 같은 달 15일 LG화학의 요청에 찬성하는 취지의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OUII는 조기패소 판결 요청을 수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과 함께 "다만 SK이노베이션 측이 쟁점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어야 하므로 청문회가 필요하다"고도 제안했다.
◇LG화학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vsSK이노 "법적 이의절차 진행"=LG화학 측은 이날 ICT의 조기패소 결정에 대해 "당사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된 만큼 남아있는 소송절차에 끝까지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소송의 본질은 30년 동안 축적한 당사의 지식재산권을 정당한 방법으로 보호하기 위한 데 있다"며 "2차전지 관련 지식재산권 창출·보호를 지속 강화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당사의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유감"이라며 "결정문을 검토한 후 향후 법적으로 정해진 이의절차를 진행해나갈 방침"이라고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LG화학과는 선의의 경쟁관계이지만,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화학은 지난해 4월 자사 인력을 영입해 기술을 빼가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을 ITC와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소했고, 5월에는 같은 건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형사 고소했다. 그러자 SK이노베이션 역시 지난해 8월 ITC와 미국 현지 법원에 LG화학과 LG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제소를 했고, 최근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소송 취하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현재 양사가 진행 중인 배터리 소송은 미국 ITC가 조기패소를 결정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포함해 모두 6건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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