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연 제공
우리나라가 미래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통해 핵융합 구현에 필요한 1억℃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형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KSTAR가 지난달 말까지 진행한 플라즈마 실험에서 핵융합 핵심 조건인 1억도 수준의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을 8초 이상 유지했다고 16일 밝혔다.
섭씨 1억도는 태양 중심온도(1500만℃)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세계 모든 핵융합연구장치에서 1억도 수준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5초 이상 유지에 성공한 것은 KSTAR가 처음이다.
앞서 KSTAR는 지난 2018년 1.5초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에 성공한데 이어 이번에 운전 시간을 5배 이상 늘린 것이다.
초고온·고밀도 상태인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 구현하려면 핵융합로 안에 연료(중수소, 삼중수소)를 넣어 이온 핵과 전자로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고, 이온 온도를 1억도 이상의 초고온으로 가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핵융합 반응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초고온 플라즈마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이다. 아울러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충분한 가열장치가 필요하고, 안정적인 운전모드 개발을 통해 이 상태를 지속 유지해야 한다.
KSTAR는 차세대 플라즈마 운전모드 중 하나인 내부수송장벽 모드를 플라즈마 형상과 밀도 제어를 안정적으로 구현해 초고온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또 중성입자빔 가열장치 등 KSTAR의 가열장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중성입자빔 가열장치 등을 통해 플라즈마 중심부를 효과적으로 가열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번 성과는 오는 10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핵융합 연구자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IAEA 핵융합에너지 콘퍼런스'에 공개될 예정이다.
핵융합연은 오는 2025년까지 1억℃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을 300초 이상을 목표로 운전모드 성능과 지속시간 성능 향상을 위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석재 핵융합연 소장은 "KSTAR 연구를 통해 얻은 성과와 연구 역량은 국제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운전 단계에서 연구 주도권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핵융합실증로 건설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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