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우리나라 교육 1번가인 서울 대치동 일대의 부동산 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개학 연기 등으로 매매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매도 호가가 석달새 2억∼3억원 뚝 떨어지면서다.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할 경우 매수세 회복이 더뎌지면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대치동 일대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20㎡(공급 기준 43평)은 이달 현재 매도 호가가 26억∼27억원으로 작년 12월과 비교해 최고 2억원 떨어졌다. 이 아파트의 소형 평형도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59.9772㎡도 작년 12월 최고 17억원에 실거래됐다가 올해 2월 16억원에 거래되며 2개월새 매매 가격이 1억원이나 하락했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집주인과 매수자들이 매매를 꺼리면서 거래가 중단됐고 가격도 하락했다"며 "당분간은 숨고르기가 예상되며 5월은 되어봐야 매매 시장 분위기가 개선될지 파악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단지 인근의 인기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은마아파트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84㎡는 23억원, 전용 77㎡ 21억원에 최근 실거래됐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은마는 1대1 재건축을 하더라도 추가분담금이 크다는 것을 시장이 다 알고 있다보니 거래가 잘 안 되고 있으며 매도 호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집주인과 공인중개업소들이 작년 12월보다 2억∼2억5000만원 내려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매매를 고려 중인 수요자라면 당분간 추세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지가 위치한 도곡동과 대치동 일대는 매매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도곡동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29건으로 하루 평균 1건이 거래되는 데 그쳤다. 대치동은 같은 달 28건으로 하루 평균 1건도 채 거래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할 경우 대치동 일대 아파트값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자본시장이나 실물경기 타격의 영향으로 이어질 경우, 부동산시장의 거래량 급감이나 강남권 등 주요 지역의 가격 하락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유동성 리스크가 매물 출회를 부른다든지 매수세의 관망세로 가격조정이 이어질 수도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확산세로 대치동 일대 아파트값이 술렁거리고 있다. 사진은 은마아파트 내 상가에 위치한 한 부동산의 시세표가 붙은 유리창에 비친 아파트 모습.<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