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조정 영웅 핀센트 "선수 안전이 우선"
위켄하이저도 "상황 이해 못하고 무책임"
바흐 위원장 "결정 내리기 이르다" 입장
위켄하이저도 "상황 이해 못하고 무책임"
바흐 위원장 "결정 내리기 이르다" 입장
"IOC는 무감각합니다. 선수와 관중, 대회 관계자들 보호가 우선입니다. 올림픽을 취소해야 합니다."
영국의 '조정 영웅' 매슈 핀센트(5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도쿄올림픽 강행을 고수하고 있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올림픽 조정에서 4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건 핀센트는 트위터에서 "바흐 위원장에겐 미안하지만, 이것은 무감각한 것(tone deaf)"이라고 지적했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핀센트는 "정부의 제재를 따라야 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면서 "안전을 위한 본능은 선수들의 훈련, 여행, 다가오는 올림픽이 선수, 관중에게 요구하는 집중 등과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 관중, 대회 관계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해달라. 올림픽을 취소해달라"고 덧붙였다. 핀센트는 2001년 IOC 선수위원으로 뽑혀 3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바흐 위원장은 18∼19일(한국시간) IOC 선수위원을 포함한 전 세계 선수 대표 220명과 도쿄올림픽 화상회의를 마친 뒤 "매우 생산적이었고, 우리에게 많은 통찰력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수의 건강 보호와 코로나19 차단에 기여, 그리고 선수와 올림픽 종목 권익 수호라는 두 원칙을 존중하면서 선수 권익 보호를 위해 IOC가 책임 있게 행동하겠다"고 덧붙였다.
IOC는 전날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들과의 화상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도쿄올림픽 개막까진 4개월의 여유가 남았으므로 급격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IOC는 이날 도쿄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한다고 밝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9일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는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전날 밤늦게 시작돼 자정을 넘겨 끝난 IOC 선수위원 등과의 긴급 전화 회의에서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또 "올림픽 개막까지 4개월을 앞둔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모든 추측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OC의 올림픽 강행 의사에 대해 선수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전설'인 헤일리 위켄하이저 IOC 선수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IOC가 상황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책임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스 육상 선수 카테리나 스테파니디도 "코로나19의 대유행에도 IOC가 도쿄올림픽 연기나 취소 결정 대신 선수들에게 계속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라고만 해 선수들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려고 한다"며 "1월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나빠졌는데도 IOC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선수들과의 이번 전화 회의는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회장은 "크게 무겁다기보다는 차분했고, 항의보다는 IOC가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를 묻는 건설적인 질문이 많았다. 대부분 올림픽 앞둔 선수들의 건강 문제에 대해 질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 회장은 또 "나는 각국이 여행을 제한하는 상황에 대해 질문했고, IOC는 '모든 상황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으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선수들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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