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http://contents.dt.co.kr/images/202003/2020032002102269061002[1].jpg "[古典여담]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전한(前漢)시대 왕소군(王昭君)을 소재로 쓰여진 한시의 시구에서 유래한다. 당나라 문인 동방규는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제목의 3수 연작 오언절구를 지었다. 세 번째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어서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구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봄이 오면 남쪽에는 꽃이 피지만 북쪽 흉노 땅에는 아직 그런 봄기운이 없다는 말이다. 동방규는 기후와 풍토가 척박한 흉노로 시집간 왕소군의 슬픔과 고통을 시를 통해 노래했다.
왕소군은 춘추전국 시대의 서시(西施), 삼국 시대의 초선(貂嬋), 당나라 시대의 양귀비(楊貴妃)와 함께 '중국 4대 미인'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원제(元帝) 시절 궁녀였다.
당시 흉노의 왕이 공주를 요구했다. 원제는 궁녀를 골라 흉노 왕에게 보내기로 결심했다. 그는 화공 모연수(毛延壽)가 그린 궁녀들의 화상을 검토한 후 왕소군을 골라냈다. 왕소군이 떠나는 날 그녀를 처음 본 원제는 땅을 치고 후회했다. 그녀가 너무 미인이었기 때문이다. 황제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일에 목숨을 건 여인들은 모연수에게 뇌물을 써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려주도록 부탁했다. 하지만 평범한 집안 출신의 왕소군은 돈이 없었다. 돈을 안주자 삐진 모연수는 그녀를 일부러 추하게 그렸다. 이 사실을 알게된 황제는 모연수를 참형에 처하는 것으로 울분을 풀었다고 한다.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이 문자 그대로 춘래불사춘이다. 시민들은 잔뜩 움츠린채 집 밖으로 나서지 못하고 경제는 얼어붙고 있다. 코로나 위세에 전국에서 열리는 봄꽃축제와 식목행사까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고 한다. 전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는 반드시 물러날 것이다. 그때까지 시련을 슬기롭게 견뎌야 한다. 코로나19에 빼앗긴 봄을 다시 찾아내 가장 예쁜 꽃을 피워내자.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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