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사업부문 물적분할
통신3사 중심 M&A바람 예고
통신3사 중심 M&A바람 예고
현대백화점그룹이 케이블TV 자회사인 현대HCN의 '방송(SO)·통신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 공개매각을 추진한다. 이르면 4월경에 경쟁입찰 방식으로 현대HCN의 새 주인을 가릴 전망이다.
현대HCN은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분리해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에이치씨엔(신설법인)'으로 분할한다고 30일 밝혔다.
현대HCN의 모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은 방송·통신 사업부문 분할 및 매각추진을 통해 유료방송시장 구조 개편에 신속히 대응하고, 동시에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 진출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과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퓨처넷이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현대퓨처넷은 상장법인으로 남고, 기존 사명을 사용하게 된 현대에이치씨엔은 비상장법인이 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현대HCN 측은 "물적 분할과 동시에, 신설 자회사인 현대에이치씨엔과 현대퓨처넷의 100% 자회사인 현대미디어에 대한 지분 매각 등 여러 가지 구조개선 검토에 들어간다"며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경우, 다음 달 중에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HCN은 30일 이같은 분할·매각 추진계획과 함께 6월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사업목적 삭제 방향도 함께 공시했다. 현대HCN은 오는 6월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과 정관 개정 건을 처리하게 된다. 특히 이날 사업 목적에서 △종합유선방송업 △유선설비업 △방송시설 및 장비의 임대업 △방송채널사용사업을 비롯해 방송과 관련한 사업 전반을 삭제할 예정이다. 이후 존속법인이 되는 현대퓨처넷은 방송·통신 사업부문 분할 후 '디지털 사이니지'와 '기업 메시징 서비스'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게 된다. 사실상 케이블TV 사업부문을 매각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현대HCN은 케이블TV 4위 사업자로, 서울·부산·대구 등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업권(SO, 8개)을 확보하고 있어 유료방송 업계에서도 알짜기업으로 통하고 있다. 실제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약 7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케이블TV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HCN이 사실상 공개매물로 나오면서,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를 중심으로 또 다시 M&A(기업 인수및 합병) 바람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지난해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가 각각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 티브로드를 M&A 하면서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통신 3강 체제로 개편된 상황이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과 현대HCN 은 매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정부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업계에서는 현대HCN을 둘러싼 빅딜이 어느 정도 추진됐다는 평가와 함께, 현대HCN이 통신 3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매각 추진을 선언한 것이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는 구현모 신임 대표가 30일 공식 출범하면서 새로 전열을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고,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각각 CJ헬로, 티브로드 등을 인수하고 조직통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로 현대HCN 인수전에 나서기에는 일정상 너무 촉박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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