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13일 '세월호 텐트 막말'로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제명하기로 했다. 통합당은 이르면 이날 오전 중 최고위를 열어 차 후보 제명을 의결할 전망이다.
박형준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 후보에 대한 제명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통합당 지도부 모두가 개탄했고 또다시 물의를 일으킨 것을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차 후보에게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과 그 이후에 행동에 대해서 사후에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지금 이렇게 계속 물의를 일으키는가를 강하게 질책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했다.
현 당헌·당규에는 당원을 제명하려면 윤리위 제명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통합당 최고위는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제명을 하기로 결정했다. 박 위원장은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 단독 결정이 가능한지 여부에 "가능하다는 법리적 해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차 후보는 지난 6일 녹화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이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통합당 지도부는 차 후보 제명을 시사했으나 윤리위는 제명보다 한 단계 낮은 '탈당 권유'로 징계를 내렸다. 차 후보는 탈당 권유 조치를 받은 이후에도 지역구 상대인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 현수막과 자신의 현수막이 찍힌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현수막 ○○○' 이라고 적는 등 문제성 발언을 계속했다.
통합당이 탈당 권유에서 그치지 않고 차 후보를 제명하기로 결단한 것은 4·15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열세가 예측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대로 가면 개헌선 저지도 위태롭다"고 털어놨다. 박 위원장은 이어 차 후보와 관련해 "법적 절차와 과정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탈당 권유로 사실상 제명 효과를 가진다고 봤는데 선거운동을 재개하면서 오히려 본인이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행동하니 그것이 더 큰 악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