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코로나 19 사태 겹쳐
3월 '구직급여' 역대 최대치 기록
고용보험 증가폭은 16년來 최저
3월 '구직급여' 역대 최대치 기록
고용보험 증가폭은 16년來 최저
13일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982억원에 달했다.
박동욱기자 fufus@
경기 침체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9000억 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의 증가 폭도 약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구직급여는 일정 기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을 경우 실직에 따른 충격을 그만큼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이번 구직급여 등의 통계는 그나마 직업이 있거나 있었던 이들의 상황을 보여준다. 코로나 19로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1인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982억 원이었다.
전년 동월(6397억원)보다 2585억원(40.4%) 급증했다. 지난 2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7819억원)을 다시 한 달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일정 기간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실직한 뒤 구직활동을 벌이는 동안 지원되는 게 구직급여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등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6000명이었다. 이는 전년 동월(12만5000명)보다 무려 3만1000명(24.8%) 늘어난 수치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를 업종별로 보면 개인병원을 포함한 보건·복지업(3만5000명), 제조업(1만9000명), 건설업(1만6000명), 도·소매업(1만5000명),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1만5000명) 등에서 많았다.
반면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1375만7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5만3000명(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폭으로는 2004년 5월(23만7000명) 이후 가장 낮았다. 고용보험 가입자의 월별 증가 폭이 30만 명을 밑돈 것도 2018년 3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신규 채용자가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보면 코로나19의 충격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354만8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3만1000명(0.9%) 줄었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폭도 계속 커지고 있다.
호텔을 포함한 숙박업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자가 1500명 줄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나머지 보건·복지업,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 등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줄줄이 떨어졌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4만9000명)이 2월(8만4000명)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다. 5∼29인 사업장의 증가 폭(5만3000명)도 2월(8만8000명)보다 훨씬 낮았다. 코로나 19 사태가 취약한 소규모 기업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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