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쌀 수출 ↓ 美공장 셧다운
외국인 입국 제한에 인력난 가중
외국인 입국 제한에 인력난 가중
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자 공급망 차질에 따른 '식량 대란'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주요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중단했던 쌀 수출을 재개했지만, 예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물량만 수출키로 했고, 미국 등 선진국 농식품 업체의 '공장 셧다운' 사례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1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쌀 수출 세계 10위권 국가들이 많은 동남아 국가들의 수출 중단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캄보디아는 이달 초 쌀과 벼의 수출을 금지키로 했고, 베트남은 이보다 먼저 쌀 수출을 중단했다. 2018년 기준 베트남은 세계 쌀 수출액의 약 9%, 캄보디아는 1.5%를 차지한 국가다. 그나마 베트남이 최근 쌀 수출을 재개키로 했지만, 수출 물량을 전년 대비 40% 수준으로 정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베트남 쌀 수출 금지가 이어지면 세계 쌀 공급량이 10~15%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육가공 대기업인 스미스필드가 사우스다코타주에 위치한 가공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직원 3700명 중 2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데 따른 조치다. 해당 공장은 미국 내 돼지고기 생산의 4~5%를 담당하고 있다. 이 외에도 JBS는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쇠고기 가공 공장을 2주간 폐쇄키로 했고, 타이슨푸드도 직원 2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아이오와주 돼지고기 공장 가동을 멈췄다.
각국의 입국 제한 조치로 선진국 농가들의 농업 인력 수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FAO는 '외국인 노동자와 코로나19 팬데믹' 보고서에서 프랑스는 20만명, 독일은 30만명, 이탈리아는 37만명 등 유럽 전체로 보면 약 100만명 가량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다.
호주, 캐나다, 미국 등 다른 선진국 상황도 비슷할 것으로 봤다. FAO는 "외국인 노동자는 세계 식량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노동력 부족 현상은 농업 가치사슬과 시장 가격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WTO와 FAO 등 기구 수장들이 직접 공급망 정상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떨치더라도 세계적 식량 부족 사태를 면하려면 공급망 정상화가 급선무라는 것이다. 취동위 FAO 사무총장,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공동성명을 통해 "제한이 있더라도 각국 교역만큼은 가능한 자유롭게 해야 한다"며 "특히 식량 부족 사태는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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