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4월 소비심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준까지 악화했다. 2분기에 본격화할 코로나19 타격에 대한 불안감이 여실히 드러났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7.6포인트 하락한 70.8을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골이 가장 깊었던 2008년 12월(67.7)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인 18.5포인트 폭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수치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19년)보다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올 들어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104.2), 2월(96.9), 3월(78.4), 4월(70.8) 등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면서 석 달 새 33.4포인트나 급전직하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더 확산하며 경기와 가계 재정 상황 관련 지수가 모두 나빠졌다"고 말했다.
전체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CSI를 보면 현재경기판단(31)이 7포인트, 향후경기전망(59)이 3포인트 각각 내렸다. 두 지수 모두 2008년 12월 이후 최저다.
현재생활형편(77)은 6포인트, 생활형편전망(79)와 가계수입전망(83)은 4포인트씩 떨어졌다.
앞으로 소비지출을 지금보다 많이 늘릴지에 관한 지수인 소비지출전망은 6포인트 내린 87로 현재 방식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지갑을 닫겠다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이다.
취업기회전망지수는 58로 6포인트 떨어져 2009년 3월(55) 이후 가장 낮앗다. 임금수준전망 지수도 7포인트 하락한 102로 통계가 작성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향후 1년 뒤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과 물가인식도 각 1.7%, 1.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16포인트 급락한 96을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정부 규제정책 등에 집값 하락 전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