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매장 소형으로 전환 가속
강남·명동 랜드마크서 발빼고
직원 감원 등 구조조정 본격화
일부 가맹점 재고 손실 막대
강남·명동 랜드마크서 발빼고
직원 감원 등 구조조정 본격화
일부 가맹점 재고 손실 막대
[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코로나19 쇼크 직격탄에 국내 최대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연내 아리따움 직영점을 10개만 남기고 정리한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정보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전국 아리따움 매장 수는 1250개(가맹점수 1186개+직영점수 64개)였으나, 올해 4월 기준 962개로 1000개를 밑돌며 빠른 폐업이 진행 중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애널리스트 대상으로 진행된 1분기 실적 컨콜에서 연내 직영점을 10개만 남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 전용 로드샵 아리따움은 국내 곳곳 유통거리에서 사라지고 있다. 랜드마크도 문을 닫았다. 최근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점은 2018년 9월 문을 연지 약 1년 8개월 만에 폐점했다. 앞서 아리따움 라이브 명동점은 지난 3월 폐점했다. 지난해 5월 명동에 문을 연지 약 10개월 만이다. 라이브 매장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혁신 DNA로 불린 멀티 브랜드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대형 매장들을 소형 매장들로 전환하고, 수익성이 부진한 매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직원 수도 지난해 6064명에서 올해 3월 5922명으로 142명(2.34%) 줄었다.
2분기 채널 구조조정이 더욱 본격화하면 가맹점주들의 진통도 커질 전망이다. 그간 아모레퍼시픽은 방문판매와 오프라인 매장 '아리따움' 등 전통적 판매채널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채널전략을 급수정 했다. 잇따라 자사 제품을 올리브영에 입점시켰다. 라네즈 제품은 지난 1월부터 전국 900여개 올리브영 매장에서 팔리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통로가 다각화되면 소비자들은 전용매장을 찾을 이유가 더 없어진다. 한 가맹점주는 "아리따움 포인트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입점된 아리따움 매장에선 쓸 수 없다"면서 "아모레퍼시픽은 매장의 부진한 재고를 우선적으로 특별 환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환입 대상에 단종·폐종된 제품이 포함돼 있지 않아 떨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별 환입은 아모레퍼시픽이 가맹점주들에게 내부가(매입가)로 판매한 제품을 그 가격 그대로 다시 구매하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이 폐점하는 가맹점주의 재고를 받아주지 않을 경우 가맹점주는 막대한 손실을 감내하며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아리따움 공식 온라인몰은 브랜드별로 상시 할인이 이뤄진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가맹점주들을 위해 전용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최대한 겹치지 않게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저렴한 채널로 몰리는 소비자를 막을 길은 없다.
소비자도 불편을 토로한다. 한 소비자는 "유튜버가 소개한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사려했지만 제품별로 판매채널이 달라 사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방판과 온라인, 면세점과 역직구, 아리따움과 H&B(헬스앤뷰티)가 서로 플러스&마이너스 제로가 되는 '제로섬' 구조에서 벗어나 성장 전략을 찾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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