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총처분가능소득·총저축률 등
작년 국민계정 지표 줄줄이 하락
팬데믹 시대 내림세 더 빨라질듯
작년 국민계정 지표 줄줄이 하락
팬데믹 시대 내림세 더 빨라질듯
[디지털타임스 이미정 기자]'달러화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 전년 대비 4.6% 감소',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 3.8% 감소', 'GDP 디플레이터 전년대비 0.9% 하락', '총저축률 전년보다 1.3포인트 하락'…
2일 발표한 한국은행의 '2019 국민계정'(잠정) 자료상의 지표들이다.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 직전의 지표들이다. 이 하락세는 코로나 19 팬데믹(대유행) 시대를 맞은 올 2020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당장 겨우 3만 달러, 선진국 문턱을 넘어선 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 3년 만에 다시 2만 달러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코로나 이전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을 펼친 정부다. 국민 소득을 높여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게 소주성이었지만, 그 결과는 1인당 국민소득의 10년만에 최대 하락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게 바로 올 초부터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 19 팬데믹이다. 세계 무역 활동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당장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기업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정부는 1일 2020년 하반기 5년간 76조 원을 들이는 '한국판 뉴딜' 등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붓는 정책들을 내놓았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의 발상이 소주성 정책과 그 뿌리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의 실패 역시 기업을 통한 성장이 아닌, 정부 주도의 성장이었다는 점이다.
한은의 '2019년 국민계정'(잠정) 자료가 그 같은 점을 잘 보여준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민간 기여도는 전기보다 2.1%포인트 늘었지만 정부 기여도는 0.8%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었다. 하지만 2019년 들어 민간기여도는 전기보다 0.4%포인트 느는 데 그쳤고 정부 기여도는 무려 1.6%포인트가 늘었다.
또 지난 2018년 우리 GDP 성장에 민간소비 기여도는 1.5%, 정부소비 기여도는 0.8%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 들어 민간소비 기여도가 0.8%로 줄어든 반면, 정부소비 기여도는 1.1%로 늘었다. 지난 2019년에도 정부의 재정주도 성장이었고, 코로나 이후인 2020년에는 더욱 더 재정주도 성장을 하겠다는 게 정부다. 중요한 것은 '소주성에 대한 반성'이 없으니, 민간 기업의 활력을 고려한 정책도 여전히 미미하다는 점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경제 상황은 갈수록 악화일로다. 한은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3%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 기준으로 속보치와 비교하면 서비스업은 0.4%포인트 낮은 -2.4%로 1998년 1분기(-6.2%)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지출부문 세부항목을 보면, 민간소비가 6.5%나 줄었다. 재화와 서비스 소비 모두 위축됐다. 민간소비 성장률도 마찬가지로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낮다. 건설투자(0.5%), 설비투자(0.2%), 지식재생산물투자(0.8%)가 늘면서 총고정자본형성은 0.5% 증가했다. 수출은 자동차·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1.4% 줄었고, 수입도 3.6% 감소했다.
국민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뜻하는 GDP 디플레이터는 지난해 1분기(-0.6%) 이후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1분기 GDP 디플레이터는 지난해 동기 대비 0.6% 떨어졌다. 외환위기 직후(1998년 4분기∼1999년 2분기) 3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록을 이미 직전 분기에 갈아치웠다.
2020년 우리의 3만 달러 1인당 국민소득이 유지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명목 GDP를 -1%, GDP디플레이터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제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6월 이후 1250~1260원 수준을 넘지 않으면 3만달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너무나 많은 조건들을 충족해야 3만 달러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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