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협력사에 신보 특례보증
SK하이닉스, 클러스터 지원투자
LG전자, 협력사 자금 지원 늘려
SK하이닉스, 클러스터 지원투자
LG전자, 협력사 자금 지원 늘려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코로나19로 기업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재계가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보여주기식 양적 협력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산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은 뒤 협력사와의 상생의 내용이 그 질적으로 풍성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3사는 지난 7일부터 정부·지자체·금융기관 등과 함께 3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금융지원 프로그램인 '신용보증기금 특례보증'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정부 등과 1조37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이 중 3000억원을 이달부터 시행한다. 현대차는 1조3700억원 가운데 1200억원을 출연했다.
이번 지원은 코로나19로 자동차 부품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은 데 따른 지원책의 일환이다. 협력사가 흔들릴 경우 현대·기아차도 생산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상생협력을 더욱 공고히하겠다는 의지다. 한 예로 현대차의 2차 협력사인 명보산업이 지난달 중순 1차 협력사에 사업포기 공문을 발송하자 당장 팰리세이드 등의 생산차질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명보산업은 현재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입주하는 50여개 기업에 1조5700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시 부지에 2024년까지 120조원을 투자해 만드는 초대형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사업으로, 4개의 반도체 공장과 소부장 협력사 중심의 '협력화 단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로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지원해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목표다.
LG전자도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무이자 자금 지원을 작년 400억원에서 올해는 550억원으로 확대하고, 자금 지원일정도 지난해보다 4개월 앞당겨 집행하며 상생협력에 나섰다.
LG전자는 1·2차 협력사 간에도 상생구도가 이어지도록 하는 '상생협력시스템'을 2015년 도입했다. 이는 1차 협력사에 결제한 납품대금이 2차 이하 협력사까지 결제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LG전자는 이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이용 규모가 2015년 352억원에서 지난해 3673억원으로 5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 이용 금액은 2075억원으로 전년의 절반치를 넘어 협력사 간 상생 구도도 안착돼가는 분위기다.이 밖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달 1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마련했다. 출자 규모는 포스코 714억원, 현대제철이 286억원으로 철강 중소기업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고용유지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정책팀장은 "과거에는 부품 소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지가 부각됐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안정성 부분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소재·부품·장비 부문의 기술 내재화와 국산화 등을 위해 기업간 협력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별 기업이 아닌 네트워크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상생협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며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의 연결관계가 단단해질수록 산업 생태계도 건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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