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편의성·속도와 반비례"
이스트시큐리티 제공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를 선호하며 남북 관계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고 인프라, 사회 기반 시설 등이 전부 네트워크로 통제 및 관리되고 있지만 보안 시장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편이다. 현재 보안 실태 등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체계가 강화가 필요하다"
문종현(사진) 이스트시큐리티 ESRC(시큐리티대응센터) 센터장은 3일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보안은 편의성 및 속도하고 반비례한다. 보안을 신경 쓰기 시작하면 편의성이 떨어져 불편해지고 속도도 늦춰진다"며 "그러다 보니 편의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환경을 제대로 만든 다음에 보안을 챙기자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IT 강국이라고 불리는 국내에서는 오히려 보안 의식과 보안 수칙 준수 상황이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이스트시큐리티가 지난달 발표한 '원격근무 보안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재택·원격 근무가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 자료 유출 위험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국내 환경은 공격자들에게 '좋은 놀이터'가 될 수밖에 없다. 문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돼 있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활동이 많은 편이지만 사이버 공간에서의 위협은 눈에 보이지 않고 내 생명과 무관한 문제라고 생각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고 사각지대가 많다"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공격자들에게 있어서 공격 환경이나 먹잇감은 훨씬 좋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센터장은 보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생명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보안이 자율주행차, AI(인공지능) 등의 발전과 함께 생명하고 직결되는 쪽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며 "보안 의식을 키울 필요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안 업계에서는 금기시되는 용어로 '보안 100%'라는 표현을 꼽는다. 세상에 완벽한 보안은 없기 때문"이라며 "피해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져 경각심을 높이고 대비하는 식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보안 교육을 시키는 등 체계성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문 센터장의 지론이다.
다만 문 센터장은 보안 인력 양성과 관련해서는 건강한 생태계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안 업계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인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문 센터장은 "보안이라는 게 어렵고 불편한 분야이기 때문에 사명감이나 책임감을 철저히 가져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보안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보안 산업과 인력이라는 시스템적인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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