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R&D 통해 원천기술·특허 확보… 표준화 주도 구상
6G 전송속도 초당 1Tbps에 전파고도 지상 10km까지 높아져
우주통신 시대 자력으로 열려면 위성 부품 국산화가 필수
6G 전송속도 초당 1Tbps에 전파고도 지상 10km까지 높아져
우주통신 시대 자력으로 열려면 위성 부품 국산화가 필수
![[`디지털-뉴노멀`의 미래를 묻다] "위성기반 6G시대 성큼… 첫 상용화·핵심부품 국산화 올인"](http://contents.dt.co.kr/images/202008/2020081302100551650001[1].jpg "[`디지털-뉴노멀`의 미래를 묻다] \"위성기반 6G시대 성큼… 첫 상용화·핵심부품 국산화 올인\"")
(사진=안경애기자 naturean@)
② 최성호 과기정통부·IITP 미래통신·전파 PM
"산업과 일상생활의 언택트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5G에 이어 6G, 위성통신, 레이더, 광통신을 포괄하는 통신·전파 미래기술 R&D(연구개발)와 산업화 기반 구축을 통해 기술 선점과 핵심 부품 국산화, 연관 제조산업 생태계 육성에 집중하겠다."
최성호 과기정통부 IITP 미래통신 전파 PM은 "5G 이동통신에서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과를 거둔 데 이어 6G도 첫 상용화부터 국산 부품과 장비로 이뤄내는 게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서비스는 기지국이나 단말기에 들어가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뎀부터 파워증폭기, 필터, LNA(저잡음 증폭기) 등 핵심 부품이 조합돼 이뤄진다. 일부 국내 기업이 부품을 자체 개발해 생산하지만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기업이 주로 시장을 주도한다. 따라서, 6G 시대에는 중장기 R&D를 통해 원천기술과 특허를 확보하고, 표준화를 주도함으로써 대부분의 부품과 장비를 국산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6G 전략의 핵심은 '국산 기술 기반 상용화'= 정부는 지난 6일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6G R&D 추진전략'을 의결하면서 이 같은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약 2000억원을 들여 6G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이후 2단계로 상용화에 초점을 맞춰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6G는 초당 1테라비트(1Tbps)의 전송속도를 특징으로 한다. 또한 5G는 이동통신 전파가 고도 120m까지 도달했다면, 6G 시대에는 저궤도위성과 연결해 지상 10㎞까지 커버리지가 높아진다. 위성과 지상통신을 연결한 미래형 통신생태계가 열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8년께 6G가 상용화되면 시속 1000㎞ 속도로 이동하는 플라잉카, 드론 등에서 기가(Gbps)급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 산악이나 해상에서도 이동통신 서비스가 구현된다.
정부는 6G R&D를 통해 기지국, 휴대폰, 위성 등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장비 국산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6G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작품을 개발하고, 상용화 시점에 유망 중소기업들이 상품화할 수 있도록 바우처 방식의 R&D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6G 스몰셀·중계기, 기업용 6G 데이터 전용 모뎀, 위성 모뎀, 6G RF부품, 6G 광모듈 등 핵심 부품을 국산화,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벌이도록 지원한다.
최성호 PM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1위이면서 스마트폰 시장 선두를 다투는 중국 화웨이 공장 주변에는 수많은 중소 부품기업들이 밀집해 있고, 화웨이는 자국산 부품을 써서 장비와 단말기를 만든다"면서 "국내에도 RF 부품업체들이 상당수 있는 만큼 이들이 기술력을 키우도록 지원해 국산 기술로 6G를 상용화하는 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 나가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파워증폭기, 필터 등 국산화..."글로벌 기업으로 키운다"= 정부는 작년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수출규제를 계기로 통신분야 기술 국산화 전략을 고심해 왔다. 이를 6G에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계획이다.
최 PM은 "KMW, 와이팜 등은 필터, 파워증폭기 등 부품 기술력을 보유하고 기지국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쌓았다"면서 "이들 기업이 6G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동시에, 더 작고 저전력 소모가 필요한 단말기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부품 시장은 유럽과 일본기업들이 세를 잃어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힘이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이 시장에서 승부하려면 이들 미·중 기업들과 겨룰 만한 기술력 확보가 필수다.
최 PM은 "강대국과의 기술전쟁과 기술보호주의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장비·단말기·부품 기업들이 성장하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5G와 6G R&D의 기본 철학은 정부가 이를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과 연결되는 생태계인 위성통신, 광통신, 레이더 산업도 최 PM이 주목하는 영역이다.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산업인 만큼 이동통신 부품기업들이 사업기회를 넓힐 수 있다.
◇위성·광통신·레이더로 사업확장 지원= 최 PM은 "우리나라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코로나19를 잘 극복한 데는 탄탄한 유선망 백본이 잘 돼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었다"면서 "유선망을 이루는 광통신부품, 광트랜시버 등에서 국내 기업이 강점이 있는 만큼, 관련 기술개발과 국산화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궤도통신위성이나 정지궤도통신위성에 들어가는 통신탑재체도 뜯어보면 전파를 보내고 받고 처리하기 위해 이동통신 기지국과 비슷한 부품이 쓰이는 만큼 기존 통신부품 기업들이 위성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위성은 한번 개발하고 발사하는 데 큰 비용이 들다 보니 기술과 경험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은 참여하기 힘든 진입장벽이 있다. 그렇다 보니 기존 부품기업들은 국내에서도 공급하기 힘들고 해외에서는 아예 기회가 박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재 국내 인공위성 통신탑재체는 외산 부품 일색이다.
최 PM은 "기업이 아무리 기술을 개발해도 직접 우주환경에 올려서 테스트해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면서 "6G 시대가 되면 저궤도위성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부품을 우주로 올려 테스트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위성 관련 부품은 전략물자로 분류돼 각국이 수출규제를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우주통신 시대를 자력으로 열려면 부품 국산화를 필수적으로 병행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알짜까지 국산화한 통신강국 거듭나야"= 무기, 자율주행차 등에 쓰이는 레이더 부품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국산 부품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자율차 산업이 급팽창하고 생활 주변에서 보안, 안전 등에 쓰이는 생활 레이더 산업도 성장할 전망인 만큼 관련 기술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또한 무선전력전송 분야도 국내 산업 저변이 넓은 만큼 기술 고도화와 표준화 투자를 확대해 강한 중견기업과 글로벌 기업을 키워낸다는 구상이다.
최 PM은 "엘런 머스크가 이끄는 미 스페이스X는 위성인터넷 프로젝트 '스타링크' 서비스에 퀄컴 모뎀만 쓴다. 이 사업을 통해 퀄컴은 휴대폰에서 인공위성으로 자연스럽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폰에서 경험한 기술종속과 특허료 문제를 재연하지 않으려면 알짜까지 국산화한 '통신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6G도 위성통신도 아직 늦지 않은 만큼 기술 국산화의 사명감을 갖고 R&D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최성호 PM은=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후 KAIST에서 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첫 직장인 삼성전자에서 20년간 근무하면서 표준업무만 담당한 기술표준 전문가다. 삼성전자 DMC연구소 상무(팀장), 삼성리서치 상무(팀장), 통신표준팀장(상무)을 역임했다. 작년 과기정통부·IITP 미래통신·PM으로 자리를 옮겨, 산업현장에서 익힌 표준화와 산업화 노하우를 국가 R&D 전략과 정책에 녹여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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