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필요없고 전기기반 조용
현대차, 이르면 2028년 상용화
교통체증 탈피 비용절감도 상당
자율차보다 UAM 먼저 올 수도
현대차, 이르면 2028년 상용화
교통체증 탈피 비용절감도 상당
자율차보다 UAM 먼저 올 수도
현대자동차 제공
"비행동력기 시스템의 골디 윌슨 3세입니다. 우리 조부께서 힐 밸리(가상의 도시) 시장으로 계실 때는 교통이 큰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교통 문제는 걱정 없습니다. 비행동력기가 당신의 차를 날도록 해줍니다. 이제 날아다니십시오."
이는 특정 기업의 홍보 문구가 아니다. 1989년에 개봉한 영화 '백투더퓨처2'에 나오는 대사의 일부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1985년에서 30년 전 과거로 갔다가 다시 30년 후 미래로 오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그렸다. 영화 속에는 '하늘은 나는 자동차'를 비롯해 당시엔 상상하기 어려운 미래도시(영화 기준 2015년)가 그려졌다.
볼로콥터 홈페이지
◇하늘길 열리고 교통체증 풀릴까= 30여년이 지난 지금 영화 속 여러 장면은 현실이 됐다. 공중부양 보드, 액자형 TV, 터치방식 계산, 음성인식, 가상현실(VR), 사이즈 조절 신발 등은 이미 시중에서 살 수 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하늘은 나는 자동차', 일명 '플라잉 카'도 수년 내 눈 앞에 나타날 전망이다. 플라잉 카의 디자인이나 명칭 등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교통체증 문제 해소'라는 배경은 유사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이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 불린다. UAM은 전기 추진 기반의 수직이착륙(eVTOL)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PAV) 중 하나로, 대표적인 차세대 모빌리티로 꼽힌다. UAM은 활주로 없이 이착륙이 가능하고 전기 기반으로 소음이 거의 없어 도심 내 이용이 가능하다. 플라잉카 개발에 나선 기업 중 벤츠·우버 도요타 등은 2023년, 현대차는 2028년을 상용화 시점으로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UAM이 현실화 될 경우 교통체증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이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 따르면 UAM의 서울 시내 평균 이동시간은 자동차 대비 약 70% 짧은 것으로 추산된다.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서울에서만 연간 429억원, 국내 대도시 전체로는 2735억원이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미국의 대형 항공사 보잉은 보고서를 통해 출퇴근 시간이 90분 이상 소요되는 도시의 교통 정체를 UAM으로 약 25% 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카이드라이브 홈페이지
◇영화 속 플라잉 카…자율주행차보다 먼저 올 수도=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현재 '비행택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어택시가 상용화될 경우 이동 거리에 따라 지상 모빌리티나 항공 모빌리티 중 적합한 교통수단을 선택하면 돼 효율성이 높아지게 된다. 한때 붐이 불었던 수상택시의 경우 이동 구간에 제약이 있었지만 UAM은 이러한 한계도 벗어날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우버', 프랑스 '에어버스', 독일 '볼로콥터' 등과 손을 잡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이와 관련 에릭 엘리슨 우버 엘리베이트(우버 항공부문) 대표는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우버 엘리베이트 서밋 2019'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걸리는 거리를 우버에어를 통해 10분만에 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은 보다 넓고 구체적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UAM을 허브(모빌리티 환승 거점)와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를 결합한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는 하늘길(UAM)과 도심길(PBV)을 모두 통합하는 솔루션으로 이 모델이 현실화되게 되면 영화 '백투더퓨처'가 그린 미래 도시도 꿈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최근 대세로 부각되는 자율주행차보다 에어택시 등 UAM 시대가 먼저 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 세계 대도시에서 확산되는 교통체증, 대기오염 문제를 해소하는 데 있어 자율주행차보다 UAM이 더 유리하다는 주장이다.채희근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에어택시는 헬기보다 단순한 시스템과 전기모터의 사용으로 안정성, 친환경, 저소음 등 많은 장점을 보유한다"며 "하늘길은 지상도로보다 복잡하지 않고 인프라 구축 규모도 적은 데다 중앙관제소에서 통제하기 용이해 자율주행 에어택시가 완전 자율주행차보다 더 빨리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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