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30% 이미 지불… 매년 급증
"대형 개발사에도 큰 부담" 토로
"대형 개발사에도 큰 부담" 토로
홈페이지 캡처
모바일게임협회 제공
해외 여느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외 주요 IT 기업들이 구글과 애플의 통행세가 과도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개별 회사로서 대응이 어려운 탓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해마다 꼬박꼬박 천문학적인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가장 많은 통행세를 납부하고 있는 곳이 게임업계다. 게임업계는 애플 뿐만 아니라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거둬 들이는 수익의 30%를 이미 지불하고 있다. 특히 국내 게임시장에서 모바일 게임비중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국내 게임업체들이 구글, 애플에 지 이른바, 통행세로 지불하는 규모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실제,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게임업계 빅3인 '3N'이 구글과 애플에 지급한 수수료만 1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주는 게임사가 부리고, 수익의 상당부분을 구글과 애플이 가져가는 형국이다.
실제,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게임 3사는 지난해 수수료 명목으로 약 1조50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수수료는 구글과 애플에 낸 앱 수수료 30%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IP(지식재산권) 이용료 등이 포함된 비용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구글과 애플에 낸 2019년 유통수수료만 2999억9800만원에 이른다. 2018년 구글과 애플에 낸 수수료 2749억3800만원과 비교하면 지난해 9%나 더 지급한 것이다.
특히 모바일 게임 매출비중이 큰 넷마블은 지난해 지급한 수수료가 9522억원에 이른다. 다만 이 같은 수수료에는 구글과 애플에 낸 앱 수수료를 포함해 IP 이용료 등이 포함된다고 넷마블 측은 부연했다. 넥슨도 구글 애플에 낸 수수료와 카드사 결제 수수료 등을 포함해 총 2401억원의 수수료를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사들은 구글과 애플에 각각 납부하는 수수료 액수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게임업계에서는 각 사가 공개하는 수수료의 80∼90% 안팎이 앱 마켓 수수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면 3사는 지난해 약 1조원 이상을 수수료로 부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앱 시장은 구글과 애플로 이어지는 플랫폼과 앱 개발 콘텐츠 프로바이더(공급자), 이를 다운받는 이용자로 이뤄진다"면서 "건강한 생태계는 개발사들이 선보인 콘텐츠를 통해 올인 매출이 또 다른 콘텐츠를 개발하도록 해야 하지만, 플랫폼 수수료가 30%에 달하면서, 대형 개발사도 큰 부담이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들 게임사들이 이같은 불만을 드러내고, 구글, 애플의 플랫폼 생태계에서 이탈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구글과 애플은 국내 모바일 앱 시장의 89% 가량을 독과점하고 있어, 두 업체와 대립각을 세워서는 모바일 게임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수수료를 50%로 올리더라도 '밥줄'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이를 따르는 것이 현실"이라며 "게임업계가 일방적인 앱 수수료 정책이 과도하다고 목소리는 높이고 있지만, 실제 구글과 애플에서 이탈하는 기업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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