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업자에 1인당 50만원씩 지급
정부, 현금성 지원 확대 카드 꺼내
전문가 "경기부양 장기대책 절실"
정부, 현금성 지원 확대 카드 꺼내
전문가 "경기부양 장기대책 절실"
코로나19에 따른 청년 고용절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자 정부는 현금성 지원을 늘리는 방식의 정책을 꺼내 들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미취업 청년에게 1인당 50만원씩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고용시장 자체가 축소된 탓에 청년을 대상으로 현금을 지급하더라도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청년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는 경기를 살릴 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5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전체 7조8000억원의 예산 중에는 청년(만18~34세)을 대상으로 특별구직지원금 지급을 위한 1000억원이 배정됐다. 저소득층 미취업 청년 20만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현금을 나눠주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청년구직활동지원금(중위소득 120% 이하)이나 취업성공패키지 1유형(중위소득 60% 이하) 등에 참여한 사람에게 5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간 정부는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운영해왔다.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지 2년을 넘지 않으면서 중위소득 120% 이하인 청년이 지원 대상이다. 취업성공 패키지를 통해서도 미취업 청년의 직업훈련 참여수당 등을 지원하고 있다. 결국 4차 추경안으로 마련한 대책은 기존 시행해온 다른 대책의 지원기간을 대략 한 달 가량 연장하는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이나 시장에서 채용 자체를 꺼리는 탓에 고용사정이 더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 9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을 희망하지만 취업시장이 여의치 않아 구직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는 68만2000명을 기록했다.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특히 구직단념자 중에는 20대(24만9000명)와 30대(11만명)의 비중이 52.6%로 절반을 넘었다. 청년층 구직단념자가 많은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들의 취업이 많은 서비스업 등이 막대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금을 쥐여주더라도 구직할 곳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도 단발성에 그치는 현금성 대책으로는 청년 고용을 늘리는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원금을 주는 것 자체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지만, 일자리를 늘리거나 일자리가 만들어질 여건을 조성한다는 차원은 아니기 때문에 근원적 처방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혹여 코로나19가 해소되더라도 올해 초까지 청년 고용상황이 나빴다는 점에서 앞으로 고용 여건이 개선된다고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존 정부가 시행해 온 기업이 고용을 늘리면 임금 일부를 지원한다거나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등 정책을 좀 더 확대하는 방식이 실질적인 고용 대책"이라며 "지금의 정책은 (고용 유발) 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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