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살린 자신감으로 창업 도전
최저가 계약·인증제 도입 효과"
최저가 계약·인증제 도입 효과"
'데이터 콜라보' 현장을 가다
조경민 우주비행사 대표
“데이터 전문가도, 사업에 쓸 데이터도 부족한 상황에서 데이터바우처 사업이 해결사가 돼 줬다. 옥외광고 사업에 필수인 유동인구, 교통량, 교통체증, 상권분석 같은 데이터를 확보한 덕분에 서비스를 내놓자마자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난 조경민(사진) 우주비행사 대표는 정보의 사각지대에 가까웠던 옥외광고 시장에 데이터를 결합해 시장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건물 전광판이나 지하철역, 공항, 스포츠경기장 등을 이용하는 옥외광고는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공개된 플랫폼과 가격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광고 시장이 커지면서 문제점은 더 커졌다.
◇경험에서 찾은 사업 아이템= 어린 시절부터 우주와 글로벌을 동경했던 조 대표는 카자흐스탄과 네덜란드, 싱가포르, 한국 등에서 4개 대학을 오가며 마케팅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창업에 도전했지만 서비스 개발에 난항을 겪다 좌절했다. 이후 기업에서 마케팅을 총괄하다 다시 창업을 결심했다.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옥외광고를 하려 했지만 신뢰할 만한 정보가 없어 포기한 경험이 있는 조 대표는 옥외광고를 사업아이템으로 정했다.
조 대표는 “수요자들은 어디에, 어떤 가격으로 옥외광고를 해야 할 지 알지 못해 포기하는데 거리의 광고판은 텅텅 비어있는 것을 보고 시장에 확실한 문제가 있다고 확신했다”면서 “내가 해결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 다시 창업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막힌 시장을 데이터로 뚫다= 작년초부터 사업을 준비해 10월에 실시간 옥외광고 통합 플랫폼 ‘빌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광고주들이 집행 가능한 광고판을 직접 확인해야 하고, 광고 비용이나 광고판 주변환경도 알기 힘들었던 ‘막힌 구조’를 푸는 데 초점을 뒀다. 이용 가능한 자원을 실시간 파악하고, 광고주가 광고판 사업자와 수차례 가격 협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열린 거래의 장을 만든 것.
조 대표는 “그동안 옥외광고 시장은 매체를 찾는 광고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주와 옥외광고 매체사가 제대로 연결되지 못 해 서울 시내만 해도 비어있는 옥외광고판이 정말 많았다”면서 “막힌 부분을 뚫어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옥외광고 효과 데이터로 예측=과기정통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바우처 사업이 결정적 도움이 됐다. 빌차에서는 예상 광고 노출수, 지역 유동인구 변화, 주목도, 교통체증 정도, 교통량, 광고판 크기, 유동인구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데이터를 확보한 것. 회사는 지난해 데이터바우처 수요기업으로 선정돼 데이터 전문기업인 빅인사이트의 도움을 받아 어디에 유용한 데이터가 있는지 찾은 후 정제하고 가공해 플랫폼에 녹여 넣었다.
조 대표는 “보행자와 교통량이 많고 교통체증이 심할수록 옥외광고의 효과는 높아진다”면서 “데이터 인력이 한 명도 없었지만 데이터바우처를 지원받은 덕분에 무료로 활용 가능한 공공·오픈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동인구, 교통량, 교통체증, 상권분석 등 데이터를 정제하고 시각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옥외광고 최저가 계약·인증제 도입=덕분에 광고주들은 광고 예상 노출수, 지역 유동인구 변화, 연령대별 보행인구 분포, 밤·낮 상주인구 분포도 등을 보면서 광고효과를 예측할 수 있게됐다. 플랫폼에서는 옥외광고의 효과를 보여주는 항목별 점수를 부여하고, 시각화된 리포트 형태로 보여줄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광고주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옥외광고 최저가 계약을 약속하고 최저가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플랫폼에서는 지도에서 원하는 위치를 클릭하면 이용 가능한 매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다 360도 카메라를 이용한 고해상도 매체 영상을 제작했다. 광고주들이 현장을 가지 않아도 광고판 주변 지역을 4K 및 8K 해상도로 360도로 확인할 수 있게 한 것. 그러면서 가격, 지역, 집행기간 등을 검색하면 가능한 광고판이 나오고, 직접 결제까지 되도록 구현했다.
◇한번 이용한 광고주는 재이용률 100%= 조 대표의 예상이 적중해 서비스는 내놓자마자 주목을 받았다. 3개월만에 1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약 8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25억 규모로 키우는 게 목표다.
회사는 정부광고업무대행사로 선정된 것을 비롯, 오늘의집, 보맵, 하이퍼커넥트, 집토스, 블랭크코퍼레이션 등을 광고주로 확보했다.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광고 효과와 서비스에 만족하며 재구매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조 대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옥외광고 효과를 제대로 측정하는 회사는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다”면서 “아시아 옥외광고 1등 플랫폼이 될 때까지 데이터 기반 플랫폼 혁신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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