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정상회의서 일부국가 주장 경계
"감염병 고위험군 대상 우선접종 필요
백신은 공공재…선진국이 지원 늘려야"
"감염병 고위험군 대상 우선접종 필요
백신은 공공재…선진국이 지원 늘려야"
로이터=연합뉴스
"각국이 자국민을 우선 보호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효과적인 백신이 나왔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세계보건정상회의 온라인연설에서 백신이 개발되면 일부 국가들이 아닌 모든 국가에 보급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최선의 방법은 일부 국가의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것보다, 모든 국가의 일부 사람들을 접종하는 것"이라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백신 민족주의'를 경계했다.
팬데믹 종식을 위해 일부 국가의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기보다, 전 세계에서 감염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우선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백신 민족주의는 팬데믹 사태를 연장할 뿐 단축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백신이 개발되면 일부 또는 특정 국가들이 이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트위터에서 "WHO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가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진단용품에 대한 국제 및 지적재산권 협약 완화를 위해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에 낸 제안을 환영한다"며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알맞은 가격으로 이들 도구를 사용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국제 빈곤퇴치 비영리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 13%를 차지하는 일부 선진국들이 코로나19 백신의 잠재적 공급량 51%를 사들인 상태다.
세계 주요국들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치열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이 중 10여 개 약품이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하면서 백신 상용화 이후 특정 국가들이 백신을 선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모두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해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면서 이런 의견에 동조했다. 그는 "자신들의 국경 안에서 바이러스를 정복한 사람들은 다른 모든 곳에서 바이러스가 정복되기 전까지는 국경 안에 갇힌 신세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난 17일 경호원이 확진되면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세계보건정상회의 온라인 세션 개막에서 온라인 기조연설을 통해 "백신은 공공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 위기 속에서 세계적인 연대를 촉구하면서 선진국이 자원이 부족한 국가의 보건 시스템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개막식에서 연설한 몇몇 지도자와 전문가들은 국경을 넘어 협력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세계보건정상회의는 당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사태에 따라 온라인 화상 회의로 진행됐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200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돼 100만 명 이상이 숨졌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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