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센터장
![[기고] 암치료 전기 마련한 바이오기술](http://contents.dt.co.kr/images/202011/2020110402102369660001[1].jpg "[기고] 암치료 전기 마련한 바이오기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확산에 따라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음식 배달과 집콕 생활이 증가하면서 체중, 과식 및 운동부족과 관련한 걱정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걱정에는 우리가 건강검진표를 받았을 때 불안해하며 체크하는 콜레스테롤 양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콜레스테롤 양이 정상범위에 벗어나 있으면 우리는 왜 불안할까?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이 생성되고 유지되는데 필수적인 지질이다. 또한 다양한 호르몬, 담즙산, 비타민 D로 변화하기 전 물질로, 신호 전달 및 신경 전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은 모든 동물이 생명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이렇게 다양한 기능을 하는 콜레스테롤은 생체 내의 여러 단계의 효소 작용을 통해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이와 더불어,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지방이 풍부한 음식물을 통해 섭취될 수도 있다.
동물성 지방을 과다 섭취하면 간에서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의 생성과 분비가 증가된다. 이로 인해 대장 내 담즙산의 양이 많아지고 대장 내 세균들이 이들을 분해하여 2차 담즙산, 콜레스테롤 대사산물과 독성 대사산물을 생성한다. 이것에 의해 대장세포가 발암물질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여 대장암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암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이 필요하다. 초기 대장암 세포는 콜레스테롤 핵심 합성효소 중의 하나인 스쿠알렌 에폭시다제(Squalene epoxidase, SQLE 단백질)라는 단백질을 많이 만들어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합성해 공급한다. 이와 더불어 대장암 환자가 동물성 지방 및 트랜스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양이 높아진다. 암이 점점 진행됨에 따라 혈중 콜레스테롤이 대장암 세포에 많이 전달되어 필요 이상으로 축적되면 SQLE 단백질은 분해된다. 대장암 세포에서 SQLE 단백질이 분해되어 감소되면 암전이 관련 주요 경로가 활성화된다. 이는 대장암 세포를 역분화시켜 종양을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암줄기세포로 변환시킨다. 생성된 암줄기세포는 노화와 세포사멸 또한 억제되어 생존 능력이 증가되고 최종적으로는 순환종양세포로 변환된다. 그 결과 대장암 세포는 혈액을 통해 다른 장기로 전이된다.
식이요법 및 운동으로 콜레스테롤 양을 조절하여 대장암 발병을 막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대장암이 발병되었을 때 또는 대장암 제거 수술을 하였을 때 대장암 환자는 무엇을 가장 알고 싶어할까? 아마 대장암의 전이 가능성일 것이다. 이를 미리 아는 방법과 막는 약은 없을까?
임상에서는 현재 CEA와 같은 종양표지자를 사용하여 대장암 발병을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민감도가 낮아 유용성이 떨어져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대장암의 전이 진단에서는 대장암 종양표지자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지 않아 임상에서의 실제 활용도가 낮다. 더욱이 대장암 전이를 예측하여 예후를 예상할 수 있는 유용성이 검증된 마커는 현재까지 거의 없다. 또한,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하는 약물로 '스타틴' 계열이 있다. 단기 사용 시 대장암 억제 효과를 보이나, 지속적 장기 사용 시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보고된다. 즉, 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스타틴의 잠재적 효과에 대한 증거는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대장암의 전이를 예측하여 예후를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대장암 세포에 축적된 콜레스테롤에 연동되어 변화하는 새로운 분자 표적, 즉 바이오 마커 발굴이 필요하다. 이러한 바이오 마커로부터 비침습적 진단 기술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발굴한 분자 표적에 의해 유도되는 대장암의 발병 및 전이 기전을 활용해 대장암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최근에 보고된 과다 축적된 콜레스테롤에 의한 대장암 악성화의 핵심 조절자인 SQLE 콜레스테롤 합성효소는 대장암 전이의 진단·치료기술 개발을 위한 좋은 신규 타깃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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