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로 은행 창구 중금채 판매 시들
한국은행 적격담보증권 편입으로 시장 수요 늘어
전체 중금채 발행규모 올해 1000조원 넘어서
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 판매규모가 올 3분기 기준 12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의 적격담보증권에 중금채도 포함되면서 시장을 통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원화 중금채 총 발행한도 155조원 중 77%를 올 3분기까지 판매했다. 중금채는 산금채 등과 함께 올 3월 한은의 적격담보증권에 포함돼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의 수요가 증가했다. 또 낮아진 발행 금리로 기업은행은 시장을 통한 조달을 크게 늘렸다. 올 3분기 시장을 통한 중금채 조달은 60조33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 급증했다. 1~3분기 기업은행의 중금채 시장조달액은 역대 최대 규모다.
0%대로 낮아진 조달금리를 활용해 기업은행은 시장에서의 공급을 최대한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중금채 조달 창구중 하나인 은행 창구조달은 올해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출처=기업은행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충격에 대응해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차례나 인하하면서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중금채 금리도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2.01%로 상대적으로 고금리였던 중금리채 금리(창구)는 올해 3분기 1.42%까지 떨어졌고 중금리 시장 조달 금리는 0.80%로 0%까지 떨어졌다. 기업은행이 창구에서 판매하는 중금채는 시중은행 평균 예금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지난해까지 개인고객들의 자금 유치 규모가 늘어났지만 올해는 현금 유동성이 중요해지면서 일반예금 규모가 중금채보다 크게 증가했다.
올 3분기 기준 기업은행의 창구조달은 60조3710억원으로 지난해 65억3600억원 대비 7.2% 감소했다. 반면 핵심예금 규모는 77조3490억원으로 전년 동기 64조6111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수신의 대부분이 예금으로 쏠리면서 총 수신 규모 중 기업은행의 중금채 비중은 올해 3분기 51.8%로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목표 중금채 발행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나면서 기업은행이 채권판매를 시작한 1982년부터 지금까지 발행한 중금채 규모도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까지 기업은행이 발행한 중금채 규모는 979조원에 달한다. 중금채는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금융채권으로 자기자본의 20배 한도로 발행할 수 있다. 시중은행이 자기자본의 3배까지 금융채를 발행할 수 있는 데 비해 훨씬 큰 규모다. 기업은행은 중금채 재원을 통해 올해 코로나19 긴급대출과 일반 대출재원으로 활용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엄중해지면서 자체적인 대출 계획에 더해 정부로부터 유상증자도 받아 올 3월부터 지금까지 총 7조원 가량 대출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