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牽强附會 <견강부회>](http://contents.dt.co.kr/images/202011/2020112702102269061001[1].jpg "[古典여담] 牽强附會 <견강부회>")
끌 견, 굳셀 강, 붙을 부, 모을 회. 이치에 맞지 않고 근거도 없는 말을 억지로 끌어붙여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맞추는 것을 뜻한다. '제 논에 물대기'라는 뜻의 아전인수(我田引水),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뜻의 수석침류(漱石枕流), '배를 밀어 육지에 댄다'는 뜻의 추주어륙(推舟於陸) 등이 뜻이 비슷한 사자성어다. 모두 가당치도 않게 억지를 부리거나, 자기에만 이롭게 되도록 말하거나 행동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우리 속담 '채반이 용수가 되게 우긴다'도 견강부회와 뜻이 통한다. 넓적한 채반이 긴 통 모양의 용수가 될 때까지 우긴다는 뜻이다. 또 '홍두깨로 소를 몬다'는 속담도 비슷한 의미의 우리 속담이다.
견강부회는 본래 견합부회(牽合附會)로 썼다. 송(宋)나라의 역사가 정초(鄭樵, 1103~1162)가 쓴 '통지총서'(通志總序)에서 유래했다. '통지총서'는 법과 제도를 해석한 책이다. 정초는 이 책에서 한(漢)나라 유학자 동중서(董仲舒)를 비판하는 글을 썼는데, 이 글 중에서 나온 것이 견강부회다. 동중서는 천인감응(天人感應)론을 전개하며 오행(五行)의 이치를 정치영역으로 확대한 인물이다. 이를 통해 유교를 국가이념으로 세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초는 동중서가 일식(日蝕) 따위의 순수한 자연현상을 인간사의 길흉을 예측하는데 "억지로 갖다 붙였다"고 비판했다.
요즘 한국사회에 견강부회가 넘쳐나고 있다. 어떤 결정이나 말을 해놓고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철회하면 된다. 하지만 자존심이나 이해관계가 얽히면 이를 합리화하는 쪽으로 밀고 나간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적반하장(賊反荷杖), 후안무치(厚顔無恥)로 자가발전하는 경우도 흔히 본다. 심지어는 혹세무민(惑世誣民)을 의심해야 할 정도의 궤변도 나온다. 이럴 때 목불인견(目不忍見)이란 말을 쓰는게 아닌가 싶다. 견강부회 말고 비판을 경청해 바로잡아야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