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영상 속에 있던 유튜버들이 어느새 대부분 돌아왔다. 짧으면 1개월, 길면 6개월 만의 '부활'이다.
■ 6개월 안에 무조건 돌아오는 유튜버들
유튜버 송대익은 최단기간 복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송대익은 배달시킨 피자와 치킨의 일부를 배달원이 무단으로 취식한 것 같다는 내용의 이른바 '배달원 먹튀' 영상을 게재했다가 논란이 크게 일자 "연출된 영상이었다"며 사과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한 달 뒤인 8월, 삭발한 모습으로 복귀를 알렸다. "긴 시간을 반성하고 사죄하며 죄송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 맞지만, 한편으로는 저지른 실수를 주워 담는 게 더 책임감 있는 행동일 것 이라는 생각에 염치불구하고 영상을 다시 켰다"고 복귀 이유를 밝혔다.
연예인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1~3년의 자숙기간을 가지는 것이 통상적인 것에 비하면 유튜버들의 회생 시계는 너무 빠르게 돌아간다. 일례로 연예인 노홍철은 음주 운전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진지 10개월 만에 지상파 방송에 출연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고 지상파 복귀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물의를 일으킨 유튜버들의 복귀가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숙'이 아니라 '휴가'로 보일 정도. 이들이 짧은 기간이나마 진심으로 반성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이들의 복귀가 어쩐지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미국 USC 박사·현 서울대학교 공공성과관리센터 초빙연구원) 박사는 "유튜버들에게는 일명 '6개월 복귀 법칙'이 여전히 유효한 불문율 같다'"며 '"'유튜버 6개월 복귀 법칙'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유튜버들이 6개월 안에 복귀하는 것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현재 유튜브 규정상 6개월 내로 새로운 동영상 콘텐츠를 게재하지 않는 등 활동이 없을 경우 비활성 계정으로 간주되어 계정을 회수 당하고 수익 창출 자격까지 박탈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미 박사는 "즉, 6개월 이상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기존 영상이나 추후 게시할 영상에서 수익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튜버들이 때 이른 복귀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6개월 안에 돌아오는 이유는 수익을 유지·창출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 '존버'는 언제나 승리하니까
'존버의 법칙'도 새로운 불문율이 될듯하다. '존버'는 비속어인 '존나게 버티다'의 줄임말로, 가상화폐 가격이 내려가도 오를 때까지 팔지 않고 기다린다는 가상화폐 업계의 은어다. 즉, 이른 복귀로 처음엔 엄청난 비난을 받지만, 참고 기다리다 보면 곧 냄비근성이 작동해 안티로 변했던 팬들이 다시 열혈팬으로 돌아오게 된다.
뒷광고 논란 이후 2개월 만에 복귀한 보겸의 경우가 그렇다. 처음에는 그의 이른 복귀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시선이 차가웠다. 그의 복귀 영상에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단군 신화에서 100일 못 참고 굴에서 기어나온 호랑이 같다", "연예인들보다 유튜버들이 더 철판인 듯", "수익 창출 정지되기 전에 돌아왔네요" 등 날이 선 댓글을 남겼다.
복귀 후 두 달이 지난 현재, 보겸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더 이상 그를 비난하는 댓글을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에 게재한 영상들에는 "뒷광고 사건은 실망했지만 그래도 옛정이 있어서 더 이상 미워할 수가 없네", "앞으론 사건·사고 없이 평생 활동하길" 등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존버의 법칙'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는 각종 인기 순위 차트에서도 드러난다. 보이스오브유가 국내 인플루언서들을 다각도로 평가하여 랭킹화한 서비스인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에 따르면, 보겸의 8월 마지막 주 IMR 종합 순위는 3위였다.
뒷광고 논란 직후인 9월 첫째 주에 집계된 순위에서는 10위로 다소 떨어졌으나, 그 다음주 순위에서는 다시 2위로 올라섰다. 자숙 중에도 항상 2-3위를 차지하던 그는 복귀 이후 14위까지 하락하긴 했으나 여전히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IMR 김아미 선임연구원은 "IMR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그는 곧 다시 최상위권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어차피 국민들은 개·돼지입니다. 거 뭐하러 개·돼지들한테 신경을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박성기 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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