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내 소기관’ 미토콘드리아 DNA 고치는 시대 온다

입력: 2021-02-19 19:00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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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생쥐 대상 실험에 성공
미토콘드리아 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 전망

유전체교정 연구단은 시토신 염기교정효소(DdCBE) 미세 주입법을 이용해 생쥐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 소기관'으로 불리는 동물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편집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교정 연구단(단장 김진수)이 시토신 염기교정효소(DdCBE)를 이용해 생쥐 미토콘드리아 DNA의 특정 염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일어나면 시력과 청력 뿐만 아니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중추 신경계, 근육, 심장 등에 치명적인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미토콘리아 DNA는 모계 유전되기 때문에 모체에 결함이 있으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실제,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50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유전질환이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현재 유전체 교정기술로 널리 활용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세포 핵 속의 DNA에는 잘 작동하지만, 가이드RNA가 미토콘드리아 막을 통과하지 못해 미토콘드리아 DNA를 교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미국 브로드 연구소 데이비드 리우 교수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정밀 편집하는 분자 도구인 'DdCBE'를 개발했지만, 세포 수준에서 이뤄져 질환 치료에 활용하려면 동물 개체 수준에서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생쥐 세포주(세포 집합)에서 선별해 가장 효율이 높은 DdCBE를 선정하고, 최적의 조건에서 생쥐 배아에 주입해 시토신 염기를 티민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미토콘드리아 DNA 서열을 바꾼 동물을 최초로 제작한 것이다.

또한 어미 생쥐의 교정된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 서열이 다음 세대에게도 온전히 전달됨을 확인했다. 이는 DdCBE가 동물 개체 수준에서 정상 작동함을 처음으로 확인한 성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현지 유전체교정 연구단 선임연구원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동물 배아 수준에서 정밀하게 교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향후 미토콘드리아 질환 기전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1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