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당국이 금융지원 조치로 실시한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0.64%로 2019년말(0.77%) 대비 0.13%포인트(p) 하락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13조9000억원으로 같은기간 1조4000억원(9.4%) 감소했다. 부실채권은 금융사가 3개월이상 원금이나 이자를 돌려받지 못하는 여신을 뜻한다.
은행권별로는 차이가 컸다. 신한·우리 등 6개 시중은행의 평균 부실채권 비율은 0.33%인 데 비해 지방은행은 0.60%로 나타났다. 산업·기업 등 특수은행은 1.14%로 다소 높았다. 카카오뱅크가 0.25%로 가장 낮았고 KB국민은행(0.28%), SC제일은행(0.31%) 순으로 집계됐다.
부실채권 중 기업여신은 12조원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했으며 가계여신(1조8000억원)과 신용카드채권(10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2019년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12조5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2조5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여신의 신규부실이 9조3000억원, 가계여신이 2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8.4%, 9.7% 감소했다.
지난해 정리한 부실채권 규모는 13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조9000억원 감소했다. 상·매각을 통해 7조4000억원,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가 3조6000억원이었고 정상화된 여신 규모가 2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부실가능성이 줄었다기보다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라 실시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 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지난해 여러 차례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부실에 대비했다. 금융당국 역시 리스크 발생해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38.8%로 전년말 대비 26.7%p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충당금 적립규모 확대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이 확대한 영향"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으로 은행들의 충실한 충당금 적립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