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전면에 내걸었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용두사미 실정이다. '2020년까지 1만원' 공약은 최저임금을 매년 15.7% 올려야 달성 가능했다. 하지만 문정권의 최저임금 정책은 2년간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다 2019년부터 제동이 걸렸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첫해 16.4% 인상된 7530원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다음해인 2018년에는 10.9% 인상한 8350원으로 책정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2018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최저임금 1만원은 단순 시급액수가 아니라 사람답게 살 권리를 상징한다"며 "그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 면에서도 당장 내년도부터 경제성장률을 더 높여주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8년에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017~2018년 2년 새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자, 당시 랜들 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경제 담당관은 "최저임금 인상이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 고용을 약화하고,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019년 최저임금위원회는 경제환경·고용상황·시장수용성 등을 고려해 2020년 최저임금을 2019년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확정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2020년 1만원' 공약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0년 2.9%, 2021년 1.5%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간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7.7%로, 전 박근혜 정부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7.4%)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갔다. 2021년 현재 최저임금은 8720원이다.
최저임금이 고용 증가와 함께 안정적으로 인상되지 않고 급격히 인상되거나 인상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통에 노동계도, 경영계도 모두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빠르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놓고 20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와 경영계가 첫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인상률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계는 코로나19여파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상황이 개선되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최저임금인상은 현 상황에서 부담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지난 2년간 거의 인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엔 반드시 높게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석환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백신 도입 등으로 정부가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와중에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