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뉴질랜드헤럴드에 따르면 오클랜드 도심의 바닷가에 위치한 침실 2개, 화장실 2개, 거실, 현대식 부엌,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발코니 등을 갖춘 아파트가 지난 22일 경매에서 5000 달러에 팔렸다.
현재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는 평균 주택 가격이 110만 달러(8억8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해당 아파트 입지 조건은 좋은 편이다. 주변에 기차역, 실내 공연장, 슈퍼마켓, 백화점과 식당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오클랜드항이 있는 바닷가까지는 걸어서 2~3분 거리다.
부동산 자료를 봐도 아파트의 공시 가격은 55만 달러(4억4000만원)에 달했고, 아파트를 헐값에 팔아넘긴 사람도 2009년 매입 가격이 33만 달러(2억7000만원)였다.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줘도 일주일에 700달러 이상(56만원)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부동산 중개 회사는 아파트 경매 전 광고에서 은행 대출도 필요 없으며 신용카드만 들고 와도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경매도 단돈 500달러(40만원)에서 입찰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런 좋은 아파트가 왜 말도 안되는 가격에 팔린 것일까.
사실 이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리는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들이 형성돼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아파트의 건물과 땅의 주인이 서로 달라, 아파트 소유자는 땅 주인에게 매년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임대료는 현재 연간 2만2004달러(1800만원)지만 임대료가 갱신되는 오는 2025년이 되면 오클랜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발맞추어 다시 뛸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연간 관리비 9460달러, 세금 1683달러까지 합치면 연간 고정 비용이 총 3만3147달러(2700만원)으로, 아파트를 빌려주었을 때 연간 임대료 수입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최근 아파트에 누수가 발생해 법적 싸움도 벌어지고 있어 앞으로 수리비를 누가 얼마나 부담하게 될지도 불투명하다는 어려움도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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