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金 원내대표 취임 인사차 4일 상견례 예정
"전체적 방향·준비 끝났다…국힘 당권주자 포함 입장 정리하길 기다려"
국힘 전당대회 전 통합, 당명 변경 없는 합당 양보 가능성에도 "다 열어놨다"
표류하던 두 야당 간 통합 논의가 국민의힘의 원내지도부 교체 이후 한층 진전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의 상견례를 앞두고 양당 합당에 관해 종전보다 유연한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3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김 권한대행과 이튿날(4일) 상견례를 갖기로 했다며 "축하 말씀도 드리고 그분이 갖고 계신 통합에 대한 생각이나 일정에 대한 말씀을 들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4·7 재보궐선거 이후 합당 추진에 신중론을 취했으나, 열흘간 전국 당원 의견수렴을 마친 뒤 27일 최고위에서 '원칙 있는 통합' 결론을 도출하는 등 합당 추진에 전향적인 태도를 드러내 왔다. 당시 임기 종료(30일)가 코앞인 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와도 추가로 회동하고 합당의 불씨를 살린 바 있다.
안 대표는 구체적인 합당 실무 논의 방향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저희는 전체적인 방향이나 준비는 끝났고 국민의힘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가급적이면 어느 정도 빨리 통합하고 불확실성을 줄이고 통합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지지층의 확장과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자신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합당 시점을 '내년 3월 대선 전까지면 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는 지적에 "그 당시 기자분이 '최종 시한이 있느냐'는 취지로 물어보신 것 같아서 '내년 3월 대선 전에는 되지 않겠냐'고 농담 식으로 말을 한 것이지 대선 직전에 한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6월초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앞서 통합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안 대표는 "다 열려있다"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권주자 포함해서 당의 입장이 하나로 정리가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른바 '자강론(自强論)'을 내 건 김 권한대행 체제와 합당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관측에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대선에서 정권교체"라며 이견을 좁힐 수 있다고 피력했다. 나아가 신설합당을 하더라도 국민의힘 당명을 유지하는 방안을 양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그런 부분 포함해서 서로가 가진 생각을 테이블 위에 꺼내놓고 실무선에서 협상하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한편 김 권한대행은 이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처음 주재한 뒤 기자들로부터 양당 합당 관련 질문을 받고 "안 대표와 직접 만나 논의해 본 적이 없다"며 "만나서 얘기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 권한대행은 앞서 지난달 30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후 줄곧 '당 쇄신과 자강을 통해 지지율을 40%까지 끌어올려, 향후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을 주도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