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담벼락] 30년만에 사라지는 `ING·오렌지라이프`

입력: 2021-05-14 11:00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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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남성설계사를 통한 종신보험 판매로 유명한 옛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91년 미국 조지아생명 한국지점의 계약을 이전받아 네덜란드생명보험으로 설립된 지 30년 만이다. 오렌지라이프는 네덜란드 ING그룹의 상징색인 오렌지 색상에 생명보험사를 의미하는 라이프를 결합한 이름으로, 2018년 상표권 만료로 ING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같은해 9월 신한생명으로의 인수가 결정을 앞두고도 사명을 변경했다.

미국의 조지아생명보험으로 출발해 1991년 네덜란드의 ING금융 그룹이 인수하면서 네덜란드생명보험으로 변경했다가 1999년 3월 다시 ING생명보험으로 변경했다. ING생명으로 20년 가까이 이어져온 만큼 소비자들에게는 ING생명이 더 익숙하다.

신한생명과의 합병이 결정되기 전인 2017년 말 오렌지라이프의 총자산 31조5000억원으로 업계 5위였다. 당기순이익(3402억원) 기준으로는 업계 4위, 지급여력비율은 455%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오렌지라이프는 ING생명 당시 대졸 남성 설계사의 종신보험 판매로 히트를 쳤던 대표적인 곳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ING생명의 성공신화가 흔들리며 지난 2014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인수 전후에는 설계사 조직이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KB금융그룹으로의 매각이 무산된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의 14번째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신한생명과 한 집 살림을 하게 됐다. 양사의 합병으로 만들어지는 신설 법인 신한라이프의 자산은 약 70조원(2019년 말 기준)으로 업계 4위 규모이며, 오는 7월 1일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대표적인 외국계 보험사와 국내 금융지주 산하 생명보험회사 간의 합병이라는 점에서 향후 보험계약의 성격에서부터 기업문화 등에서 만만치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오렌지라이프는 30~40대 남성 설계사 중심의 조직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반면, 신한생명은 40대 여성 설계사가 주력이다.

과거 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보험 흡수합병이 성격이 유사한 중소 보험사 간의 합병이었던 것에 비해 오렌지라이프 합병은 성격이 상이하면서 중대형 보험사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국내 보험업계에서 남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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